‘무적함대’ 스페인이 14일(한국시간) 열린 2014브라질 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하면서 직전 대회 우승국의 부진이 이번에도 재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30년 시작한 지구촌 최대 축구잔치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2개국뿐이다.
2010년까지 19차례 대회를 치르는 동안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만이 2회 연속 정상을 밟았다. 최다 우승국 브라질(5회)이 1962년 2연패를달성한 뒤로는 48년 동안 한 나라에 두 대회 연속 우승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는 우승이라는 과실 때문에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고,월드챔피언에 대한 세계축구의 집중 견제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우승은커녕 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프랑스는 단 한 골도 못 넣고 3실점하면서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세 경기만에 짐을 쌌다. 전 대회 우승팀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한 첫 사례다.
한·일 월드컵 우승국 브라질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프랑스에 0-1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독일 대회 우승컵은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4년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2무 1패를 거두고 조별리그 통과조차 하지 못했다.
이탈리아 역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라 8년 전 프랑스간 갈 길을그대로 걸었다.
디펜딩챔피언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일은 1950년 이탈리아(1승1패)와 1966년 브라질(1승2패)까지 포함해 네 차례나 있었다.
챔피언의 부진은 결국 첫 경기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70년 멕시코대회에서 브라질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자 1974년 서독 대회부터는 개막전에 개최국 대신 전 대회 우승국을 출전시켰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챔피언의 개막전 징크스가 생겼다.
1974년 브라질이 유고슬라비아와 개막전에서 0-0으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2002년까지 8차례 대회에서 직전 대회 우승국의 개막전 성적은 2승 3무 3패였다.
아르헨티나는 1982년 벨기에에 0-1로 졌고, 1990년에는 카메룬에 역시 0-1로 패했다. 프랑스도 한·일 월드컵 개막경기에서 세네갈에 0-1로 무릎 꿇고 결국 이변의희생양이 됐다.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전 대회 우승팀의 자동출전권이 사라지고 나서는 개최국이 개막전을 치른다.
하지만 개막전에 나서는 부담은 없어졌어도 직전 대회 우승팀은 이후에도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
브라질은 2006년 대회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0으로 힘겹게 이겼고, 이탈리아는 2010년 대회 첫 경기에서 파라과이와 1-1로 비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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