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 대표팀 이근호 선수가 12일(현지시각) 오후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의 페드루 바수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포스두이구아수/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4 브라질 월드컵]
이근호, 빠른발 이용 종횡무진
“후반전 분위기 반전 기대하라”
이근호, 빠른발 이용 종횡무진
“후반전 분위기 반전 기대하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이상 누구든 월드컵 무대를 밟고 싶다. 언제 그라운드에 나설지 모르는 벤치 선수들은 더욱 절박하다. 최종 엔트리 23명 중 절반 이상은 기약 없이 출전을 기다려야 한다. 이들은 주전 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경기 흐름을 바꿀 필요가 있을 때 ‘조커’로 투입된다.
한국 대표팀의 ‘조커’ 1순위는 이근호(29)다. 후반 중반 이후 상대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투입돼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게 그의 몫이다. 튀니지전에선 후반 15분, 가나전에선 후반 19분 교체 투입됐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빠른 발로 상대 수비수 뒷공간을 파고드는 시도가 인상적이었다. 답답한 모습을 보인 대표팀의 공격수 중에선 가장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근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이를 악물었다. 당시 최종예선에서 필요할 때 골을 터뜨려 ‘허정무의 황태자’로 불렸고, 30인 명단에도 포함됐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장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4년 뒤 마침내 이근호는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교체 출장이 유력하지만 이근호의 활용 가치는 주전 선수 이상이다. 그는 최전방 박주영과도, 좌우 측면 이청용·손흥민과도 교체가 가능하다. 구자철이 맡은 처진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다. 13일(한국시각)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 전지훈련지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이근호는 “교체 투입돼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구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깜짝 활약을 위한 몸과 마음의 준비는 이미 다 끝낸 듯 “30분 동안 90분 분량의 체력을 다 쏟는다는 마음으로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주호(27)는 최근 한달 새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왼쪽 측면 수비수 박주호는 지난달 8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독일에서 봉와직염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속도가 더뎠기 때문이다. 23인에 포함된 같은 포지션 경쟁자인 김진수(22)가 부상으로 낙마하는 바람에 지난달 29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아직 박주호에게 주전 자리가 보장되진 않았다. 왼쪽 수비수 자리엔 윤석영(24)이 그보다 한발 앞서 있다. 윤석영이 가나전에 선발 출장했고 박주호는 후반 37분 윤석영과 교체 투입됐다. 동료의 부상 덕분에 브라질까지 오게 된 덕분인지 박주호는 적어도 겉으로는 윤석영과의 경쟁에 연연하지 않았다. ‘원팀’을 강조하는 홍명보호의 분위기 탓도 있다. 박주호는 윤석영과의 주전 경쟁에 대해 “현재 내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니란 건 확실하다. 그래서 (윤)석영이가 출전한다면 더 잘할 수 있도록 뒤에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전 경쟁보다 러시아전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포스두이구아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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