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오른쪽 맨 앞) 등 브라질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11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 훈련장에서 첫 훈련을 시작하며 몸을 풀고 있다. 포스두이구아수/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
홍명보의 4-2-3-1 키플레이어
‘선수비 후공격’ 기성용에 달려
구자철·박주영…공격수도 안보여
홍 감독 에둘러 “공 터치 길다”
기 “바닥 내려와 이제 올라갈 것”
홍명보의 4-2-3-1 키플레이어
‘선수비 후공격’ 기성용에 달려
구자철·박주영…공격수도 안보여
홍 감독 에둘러 “공 터치 길다”
기 “바닥 내려와 이제 올라갈 것”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9도움)를 올린 이명주(포항)는 올 상반기 K리그의 대세였다. 그런 그를 홍명보 감독은 뽑지 않았다. “이명주의 수비적인 면이 부족했다.” 지난달 8일 23명의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홍 감독은 누가 묻지도 않았지만 이명주를 뽑지 않은 이유를 먼저 설명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결국은 기성용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기성용은 홍 감독이 추구하는 4-2-3-1 포메이션의 중심이다. 4백 앞에 서서 전방으로 공을 뿌린다. 또다른 미드필더이자 기성용의 짝인 한국영은 철저하게 수비에만 치중하면서 기성용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다.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이명주는 기성용을 대체하기도 기성용의 짝이 되기에도 조금씩 부족하다는 게 홍 감독이 내린 판단이었다.
지난 10일 가나, 지난달 28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기성용은 부진했다. 튀니지전 부진은 부상 탓이 크다. 기성용은 시즌 막판 무릎 부상을 당해 일찍 귀국했다. “월드컵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후유증이 남아 있었다. 논란이 됐던 튀니지전 ‘왼손 경례’에 대해서도 “무릎 부상을 생각하다 실수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2주 뒤 가나전에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에게 도착한 공이 그의 발을 떠나는 데 여전히 긴 시간이 걸렸다.
‘선 수비 후 공격’의 성공 여부는 공격의 시발점인 기성용에게 달려 있다. 그런 까닭에 기성용의 부진은 두 경기 무득점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신문선 성남FC 대표이사는 두 번의 평가전을 지켜본 뒤 “공격을 만들어가는 기성용의 몸놀림이 예전 같지 않다. 지구력이나 순발력이 모두 떨어지면서 공을 배급하는 타이밍이 계속 느렸다. 팀의 전반적인 공격 속도를 늦추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기성용 본인도 마음 같지 않은 자신의 상태에 답답해하는 듯 보였다. 두 평가전에서 거친 파울로 경고를 한장씩 받았다.
기성용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홍 감독도 평가전 부진의 원인으로 미드필더들의 패스 능력 저하를 꼽았다. 홍 감독은 1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공 터치가 평소보다 긴 것 같다. 빠른 경기를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팀은 이날 열린 이구아수 첫 훈련에서도 90분 중 30분 이상을 패스 연습에 썼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전을 위해 기성용의 컨디션 회복과 함께 개선돼야 할 부분은 그의 패스를 받는 공격수들의 움직임이다. 사실 기성용의 부진을 오롯이 그 혼자만의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 튀니지, 가나전을 보면 최전방 박주영과 그 아래 구자철 등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야 할 공격수들이 함께 부진했다. 이들이 상대 수비에 차단당하면서 기성용이 쉽게 패스할 곳을 찾지 못했다. 측면에서 이뤄지는 공격 작업도 기성용과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홍 감독은 “전방 선수들의 움직임이 나아져야 한다. 그래야 빠른 패스가 나오고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성용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기성용은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장 관리 상태도 좋고 주변 환경이나 날씨도 나쁘지 않다. 바닥까지 내려온 만큼 앞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스두이구아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응원 나온 교민들 한국 대표팀이 베이스캠프인 포스두이구아수에 입성한 11일 오전(현지시각) 태극기를 손에 든 교민들이 선수단 숙소 앞에 마중 나와 대표팀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두이구아수/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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