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브라질]
15개국이 베이스캠프 꾸려
지하철파업 겹쳐 대란 수준
15개국이 베이스캠프 꾸려
지하철파업 겹쳐 대란 수준
브라질 최대 도시이자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상파울루는 교통이 혼잡하기로 유명하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차량이 워낙 많다. 여기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지하철노조의 파업까지 더해져 교통대란으로 번졌다. 개막을 일주일가량 앞둔 7일(한국시각)에는 최장 250㎞, 평균 228㎞의 역대 최장 정체구간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상파울루의 교통 체증은 결국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벨기에 대표팀은 13일 예정됐던 미국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결국 취소했다. 이 평가전은 미국 베이스캠프가 있는 상파울루 시내의 시티 프레데리쿠 제르마누 멘젠 훈련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벨기에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모지다스크루지스의 파라다이스 골프&레이크 리조트에서 이곳까지는 거리상으로는 75㎞지만 시간으로는 종잡을 수 없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5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건 원치 않는다”며 “위르겐 클린스만 미국 감독에게 여기로 오거나 취소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상파울루주에는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중 절반에 가까운 15개 나라가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대한민국을 제외한 H조 3개팀도 모두 상파울루 인근의 소도시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상파울루 시내에서 가깝게는 70㎞, 멀게는 110㎞가량 떨어진 곳이다. 대표팀 선수단이 주로 이용하게 될 구아룰류스 국제공항과 가깝기 때문인데 상파울루의 혼잡한 교통때문에 오히려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파울루의 월드컵 경기장인 아레나 코린치앙스 주변 역시 교통 사정이 좋지 않아 개막전이 열리는 13일 최악의 교통대란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브라질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교통난 해소에 진땀을 빼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하철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며 당근을 제시하고, 제라우두 아우크밍 상파울루 주지사는 5일 사이 42명의 노조원을 해고하는 한편 업무에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은 전원 해고하겠다며 채찍을 들었다. 결국 11일 지하철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노조는 13일 노조원 투표를 통해 개막전이 끝나는 다음주 월요일까지 파업 재개를 연기하기로 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교통 문제는 이번 월드컵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남아 있게 됐다.
상파울루 모지다스크루지스/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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