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도 중무장 경찰이 경호
이구아수는 한국의 가을 날씨
이구아수는 한국의 가을 날씨
한국의 지구 반대쪽 포스두이구아수는 지금 한창 겨울 문턱에 들어서는 중이다. 1년 중 6~7월의 기온이 가장 낮다. 12일(한국시각) 이구아수의 낮 최고기온은 24도였다. 대신 습도가 낮아 햇살만 피하면 대낮에도 선선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오전 최저기온은 17도까지 떨어졌다. 난방을 하지 않으면 추워서 잠을 설칠 정도였다. 미국 마이애미가 고온다습한 한여름 제주의 날씨라면 이구아수는 볕이 쨍쨍한 9월 말 서울의 날씨와 비슷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만나는 국경 지대인 이구아수는 이구아수강과 파라나강이 만나는 ‘강의 도시’이기도 하다. 유명한 이구아수폭포는 이구아수 도심으로부터 30㎞ 떨어진 곳에 있는데 서쪽으로 흐르던 이구아수강이 고원 지대를 지나 협곡으로 떨어지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최근 강물이 불어 폭포 관광을 위해 설치한 다리들이 붕괴된 탓인지 유명 관광지답지 않게 도심은 비교적 한적했다.
축구 대표팀은 시내 중심가에서 차로 7~8분 거리의 호텔에 11일 낮 12시(현지시각) 도착해 짐을 풀었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부터 대표팀을 위한 ‘특별 대우’가 시작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공한 전용기로 갈아타고 이구아수 공항에 내린 대표팀은 현대자동차 로고가 찍힌 전용버스로 10분 거리의 호텔에 도착했다. 환승은 공항 대합실이 아닌 활주로에서 이뤄졌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브라질 경찰과 총을 든 군인들이 경호를 했고 대표팀이 호텔에 도착할 때가 되자 호텔 앞 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대표팀의 훈련장에도 중무장한 경찰과 경비원들이 출입자들을 일일이 검문했다. 브라질 정부는 치안 불안 우려를 의식한 탓인지 거리엔 지나다니는 사람보다 순찰차를 발견하기가 더 쉬울 정도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호텔에서 차로 5분 거리인 훈련장의 잔디는 마이애미 훈련장보다 상태가 좋았다. 박주영은 첫 훈련을 마친 뒤 “잔디 상태가 만족스럽다. 첫 경기를 치르는 쿠이아바의 경기장도 이곳과 비슷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베이스캠프 훈련 중 한 번은 일반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이날 첫 훈련을 개방했다. 현지 주민과 교민 등 400여명이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훈련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
포스두이구아수/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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