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에서 등번호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24년으로 알려져 있다. 맨 처음에는 일률적으로 포지션에 따라서 1번은 골키퍼, 2번은 오른쪽 풀백, 3번은 왼쪽 풀백, 9번은 최전방 공격수, 10번은 공격형 미드필더, 11번은 레프트 윙백이 달았다.
월드컵에서는 1954년부터 등번호가 의무화됐다. 1958년에는 브라질이 깜빡하고 선수 등번호를 조직위에 보내지 않는 바람에 골키퍼가 3번, 오른쪽 왼쪽 윙백이 반대의 등번호를 다는 일이 빚어졌고, 펠레(브라질)는 이와중에 10번을 달게 됐다. 포지션별 등번호는 무의미해진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 직전에는 아르헨티나가 마라도나의 등번호(10번)를 결번하고 1~24번까지 달려했으나 축구협회(FIFA)는 규정을 들어 거부했다.
10번과 함께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는 등번호는 7번이다. 은퇴선언을 한 박지성이 달던 번호도 7번이다. 대표팀 7번은 김보경(카디프시티)이 물려받았다. 7번은 보통 돌파력이 뛰어난 측면 공격수나 팀 내 플레이 메이커가 달게 되는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대표적이다. 2013~2014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30경기 31골)인 호날두는 2006년, 2010년 월드컵에 참가했지만 단 두 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번이 명예회복의 기회지만 현재 무릎 건염이 발목을 잡고 있다. 프랑크 리베리(프랑스), 알렉시스 산체스(칠레) 등도 7번을 단다. 역대로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라울 곤살레스(스페인) 등도 ‘7번의 사나이’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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