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훈련 스타일
‘공포의 삑삑이’가 한국 축구를 호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셔틀런’(왕복달리기)을 활용해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했고 동시에 체력을 키웠다. 셔틀런을 소화한 선수들은 녹초가 됐지만 그만큼 심폐지구력과 체력 회복 능력이 향상됐다. 이는 한-일월드컵 4강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과 2010년에도 셔틀런은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였다. 그런데 홍명보호에서는 삑삑이 소리가 사라졌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에서도 듣기 어렵다.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에서 셔틀런을 실시했지만 ‘극한 테스트’는 아니었다. 선수들 심박수를 측정하려는 것뿐이었다.
이번 대표팀 체력훈련의 열쇳말은 ‘코어’다. 핵심, 중심이란 뜻의 코어는 사람 몸에선 척추와 엉덩이 부근을 가리킨다. 코어운동이란 척추와 복부, 등 아래쪽 근육들을 강화하는 운동이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부상을 방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다.
왕복달리기 대신 ‘코어 운동’
척추·복부·등 아래 근육 강화
오후 운동 90분중 30분 할애
슈팅 훈련 크게 줄여
공식 훈련시간 슈팅연습 않고
골문 앞까지 가는 과정 다듬어
상황 대처법 키우기
5대4→6대6→10대9 게임 등
실전과 비슷하게 만들며 훈련
이케다 세이고 코치의 지도 아래 진행되는 체력 훈련은 이색적이다. 기마 자세로 앉았다 일어나기, 매트 위에서의 스트레칭, 한발로 균형잡기 등 필라테스 체육관에 온 듯한 풍경이다. 대표팀은 90분의 오후 공식 훈련 중 30분 가까운 시간을 스트레칭과 코어운동에 할애한다. 홍명보 감독은 이미 코어운동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이케다 코치의 조언 아래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09년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각각 동메달과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진중한 ‘홍명보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변화는 흔한 슈팅 훈련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축구대표팀은 마이애미 전지훈련 4일째인 4일(한국시각)까지 공식 훈련 시간에 슈팅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다. 대신 슈팅 직전까지의 과정을 가다듬는 훈련에 집중했다. 득점을 올리려면 무엇보다 골문 앞까지 가는 과정이 원활해야 한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그래서 공격 훈련에선 최종 수비수로부터 시작해 좌우 측면을 활용하면서 상대 골문까지 나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가다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상황을 던져주고 그에 맞는 대응법을 기르도록 하는 것도 홍명보식 훈련의 특징이다. 경기장을 절반만 이용해 공격 5 대 수비 4로 시작해 6 대 6, 10대 9로 실제 상황에 가깝게 옮겨가면서 개인 전술과 대인 마크 능력을 조정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4일엔 9 대 9 미니게임을 하면서 김태영 코치가 직접 “경기 종료 10분 전” “3분 전”이라고 소리치며 대처법을 주문했다. 김 코치의 주문에 따라 선수들의 몸싸움도 더 거칠어졌다. 수비수 김영권은 상대편 선수와 충돌해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훈련이 끝난 뒤 지동원은 “축구에선 경기 시작 후 5분과 끝나기 전 5분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경기 시간대별 상황을 머릿속에 항상 생각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오늘 훈련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척추·복부·등 아래 근육 강화
오후 운동 90분중 30분 할애
슈팅 훈련 크게 줄여
공식 훈련시간 슈팅연습 않고
골문 앞까지 가는 과정 다듬어
상황 대처법 키우기
5대4→6대6→10대9 게임 등
실전과 비슷하게 만들며 훈련
이케다 세이고 코치의 지도 아래 진행되는 체력 훈련은 이색적이다. 기마 자세로 앉았다 일어나기, 매트 위에서의 스트레칭, 한발로 균형잡기 등 필라테스 체육관에 온 듯한 풍경이다. 대표팀은 90분의 오후 공식 훈련 중 30분 가까운 시간을 스트레칭과 코어운동에 할애한다. 홍명보 감독은 이미 코어운동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이케다 코치의 조언 아래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09년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각각 동메달과 8강 진출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진중한 ‘홍명보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변화는 흔한 슈팅 훈련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축구대표팀은 마이애미 전지훈련 4일째인 4일(한국시각)까지 공식 훈련 시간에 슈팅 훈련을 따로 하지 않았다. 대신 슈팅 직전까지의 과정을 가다듬는 훈련에 집중했다. 득점을 올리려면 무엇보다 골문 앞까지 가는 과정이 원활해야 한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그래서 공격 훈련에선 최종 수비수로부터 시작해 좌우 측면을 활용하면서 상대 골문까지 나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가다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상황을 던져주고 그에 맞는 대응법을 기르도록 하는 것도 홍명보식 훈련의 특징이다. 경기장을 절반만 이용해 공격 5 대 수비 4로 시작해 6 대 6, 10대 9로 실제 상황에 가깝게 옮겨가면서 개인 전술과 대인 마크 능력을 조정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4일엔 9 대 9 미니게임을 하면서 김태영 코치가 직접 “경기 종료 10분 전” “3분 전”이라고 소리치며 대처법을 주문했다. 김 코치의 주문에 따라 선수들의 몸싸움도 더 거칠어졌다. 수비수 김영권은 상대편 선수와 충돌해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훈련이 끝난 뒤 지동원은 “축구에선 경기 시작 후 5분과 끝나기 전 5분이 가장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경기 시간대별 상황을 머릿속에 항상 생각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오늘 훈련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마이애미/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