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세트피스·역습 강해
수비조직력·체력에선 허점
수비조직력·체력에선 허점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알제리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을 긴장시켰다. 알제리는 1일 새벽(한국시각) 스위스 시옹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와의 평가전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하며 3-1로 승리했다. 알제리는 수프얀 피굴리(발렌시아), 파우지 굴람(나폴리), 사피르 타이데르(인터밀란), 아라비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 등 주전을 대거 제외한 1.5군으로 경기를 시작했음에도 아르메니아를 압도했다. 전반 13분 수비수 사이드 발칼람(왓퍼드)이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첫 골을 뽑아냈고, 이어 전반 22분 나빌 길라스(FC포르투)와 전반 41분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의 득점으로 전반에만 3골을 뽑아냈다.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홍명보 감독도 텔레비전 중계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오후 훈련 전 공식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 “전부 보지는 못했고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어 1-0이 될 때까지 앞부분만 조금 봤다”며 “아직 완벽하게 준비된 팀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 기량은 뛰어나고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걸 확인했다”고 답했다.
알제리가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넣은 3골은 모두 다른 상황에서 나왔다. 첫번째 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약속된 세트플레이에 의해, 두번째 골은 빠른 역습 전개로, 세번째 골은 오픈플레이에서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위치 선정으로 뽑아냈다. 1.5군 선수들임에도 개인 기량이 탁월했고, 역습 전개 속도도 빨랐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수비라인의 호흡은 약점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백패스 실수가 나왔고 이를 놓치지 않은 아르메니아의 아르투르 사르키소프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공격에서도 3골을 몰아쳤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서는 체력이 떨어진 듯 공격 전개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정교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서 아르메니아에게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이 남은 기간 동안 알제리의 수비조직력과 체력을 끌어올린다면 알제리 역시 어려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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