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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사막여우, 사나운 모래바람 예고

등록 2014-05-26 18:58수정 2014-06-06 10:42

수프얀 피굴리
수프얀 피굴리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전력 분석 ② 알제리
‘홍명보호’의 두번째 상대 알제리(23일 새벽 4시·포르투알레그리)는 ‘프랑스산 사막여우’다. 사막여우는 알제리 대표팀의 별명인데, 앞에 ‘프랑스산’이 붙은 이유는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알제리는 1830년부터 1962년까지 130년 동안 프랑스 식민지였다. 오랜 식민-피식민 관계의 두 나라는 서로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고 축구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네딘 지단, 카림 벤제마, 사미르 나스리 등이 프랑스로 이민간 알제리 부모한테서 태어난 알제리계다. 이번에는 알제리계들이 알제리로 모여들고 있다.

22일 발표한 알제리 대표팀 예비명단 25명 중 알제리에서 태어난 선수는 9명에 불과하다. 16명이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수들이다. 이 중 9명은 프랑스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프랑스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대표적으로 알제리의 ‘에이스’ 수프얀 피굴리(25·발렌시아)가 있다. 피굴리는 프랑스 18살 이하, 21살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다 2011년 5월 알제리축구협회의 오랜 구애 끝에 알제리 대표팀을 선택했다.

알제리 축구의 ‘프랑스화’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출신의 명장 바히드 할릴호지치(62) 알제리 감독이 라바흐 사아단 전 감독의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난 사람들) 정책’을 이어받으면서 본격화됐다. 사아단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 출신 선수들을 대표팀으로 불러들였지만 월드컵 본선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1년 지휘봉을 이어받은 할릴호지치 감독은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준급의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알제리 유니폼을 택하도록 설득했다. 2013년에만 7명의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 중 프랑스 연령별 대표를 고루 거친 야신 이브라히미(24·그라나다), 사피르 타이데르(22·인터 밀란), 나빌 빈 탈립(20·토트넘), 파우지 굴람(23·나폴리)은 미래의 프랑스 대표팀 멤버로 꼽히던 재능들이었다.

강력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한 축구를 구사하는 일반적인 아프리카 축구와 달리 알제리는 기술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특히 오른쪽 날개 피굴리와 공격형 미드필더 이브라히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손에 꼽히는 드리블 돌파 능력을 보유한 테크니션이다. ‘할릴호지치의 황태자’ 굴람은 유럽에서 가장 재능있는 왼쪽 풀백이다. 상대 진영 깊숙이 침투해 중앙으로 올리는 왼발 크로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고 수준이다. 지난 3월 동구의 강호 슬로베니아와의 평가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요주의 인물로 떠오른 타이데르는 중앙에서 성실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선수다.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태클 능력으로 포백 라인을 받쳐주는 한편 공격시 드리블 돌파도 가능한 다재다능한 선수다. 개인 기술이 뛰어난 만큼 한국 수비진은 조직적인 커버 플레이로 상대해야 한다.

25명 중 16명이 ‘프랑스 출신’
9명은 프랑스 청소년대표 지내
피굴리·이브라히미 돌파 능력은
프리메라리가서도 손꼽을 수준

최근에 발탁…A매치 경험 적어
포백라인 수비 조직력은 ‘약점’
한국도 알제리도 “1승 제물” 꼽아

알제리의 약점은 조직력이다. A매치 경험이 많아봤자 4~6경기인 프랑스 출신 선수들이 주전을 꿰차고 있다.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경험이 적다. 특히 주장 마지드 부까라(32·레크위야) 정도를 제외하면 변화가 컸던 포백라인의 수비 조직력은 알제리 최대 약점이다. 수비수들 간의 유기적인 커버 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뒷공간을 많이 내주는 모습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선호하는 감독이어서 공격적 성향이 강한 알제리와 궁합이 나쁘지는 않지만 한국을 상대로 반드시 1승을 거둬야 하는 알제리가 한국전에서까지 수비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알제리는 국가대표팀이라기보다는 월드컵을 위해 모인 ‘용병부대’의 느낌이 강하다. 일부는 프랑스 대표가 여의치 않자 차선책으로 알제리를 선택한 선수도 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팀을 위한 투쟁심과 끈끈한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알제리는 지금까지 3번 월드컵에 출전해 1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을 정도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이 없다. 한국이 알제리와 같은 H조에 뽑혔을 때 알제리는 한국의 ‘1승 제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알제리 대표팀은 결코 만만치 않다.

분석 한준희 해설위원, 정리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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