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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골밖에 없다

등록 2014-05-16 10:58수정 2014-05-16 11:02

[한겨레 창간 26년 특집] 가자 브라질 월드컵
숫자로 본 골잡이 박주영<br>
1  지난 1년 동안 넣은 골<br>
2  지난 1년 동안 선발 출장한 공식 경기수<br>
7  2011년 이적 이후 아스널에서 뛴 경기수<br>
10 등번호<br>
24 A매치 득점
62 A매치 출전 경기수
숫자로 본 골잡이 박주영
1 지난 1년 동안 넣은 골
2 지난 1년 동안 선발 출장한 공식 경기수
7 2011년 이적 이후 아스널에서 뛴 경기수
10 등번호
24 A매치 득점 62 A매치 출전 경기수
수비 불안과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는 골 결정력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올해 초 미국 원정 평가전 3연전에서 단 1골을 뽑았다. 홍 감독은 “본선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골 결정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4년 전 허정무 감독도, 또 12년 전 거스 히딩크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도 골 결정력 부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축구는 골 없이 이길 수 없다. 골을 만들지 못하면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게 공격수가 짊어진 운명이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에선 박주영(29·왓퍼드)이 그 짐을 짊어졌다. 골 결정력의 부재는 스트라이커의 부재이기도 하다. 김신욱(울산)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박주영이 이를 잘 보여준다. 홍 감독은 ‘돌고 돌아’ 결국 박주영을 선택했다. 애초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를 뽑긴 어렵다”는 선수 선발 원칙을 내세웠다. 박주영은 이런 홍 감독의 원칙에 ‘함량 미달’이었다. 2011년 잉글랜드 아스널로 옮긴 이후 3년 동안 박주영이 출전한 횟수는 7경기에 불과했다. 2013년 3월 이후 1년 가까이 골맛을 보지 못한 골잡이였다.

소속팀 소외·특혜 논란에도

A매치 62경기에서 24골

킬러 본능 믿고 최종 발탁

박주영 “골로 보답하겠다”

3월 그리스전처럼 한방 기대

2013년 7월부터 홍 감독은 다양한 공격수들을 시험했다. 김신욱·서동현(경찰청)·김동섭(성남) 등 ‘홍명보 1기’엔 주로 타깃형 공격수(체격이 좋고 몸싸움과 헤딩 능력이 좋은 공격수)들이 뽑혔지만 부실한 득점력 탓에 차차 홍 감독의 눈에서 멀어졌다. 이후 홍 감독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상주) 등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들을 공격수로 내보냈다. 이른바 ‘홍명보식 제로톱’ 전술을 시험했는데 구자철, 이근호 등이 간간이 골을 뽑긴 했지만 들쑥날쑥한 활약이 문제였다. 크로아티아(2013년 9월)와 브라질(10월12일) 등 강팀들을 상대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자 ‘킬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기 멤버였던 김신욱이 K리그 맹활약을 앞세워 지난해 11월 다시 홍명보호에 안착했지만 홍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국제 무대에서 검증된 공격수가 필요했다. 동시에 홍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공수 전환에 적합해야 했다. 다시 박주영의 이름이 거론됐고 결국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선수 명단에 그를 포함시켰다. 원칙을 깬 도박이었다. 홍 감독 스스로도 “그동안의 기준과 다른 결정이지만 박주영을 점검할 마지막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홍 감독의 1차 도박은 ‘대박’이 났다. 13개월 만에 A매치에 나온 박주영은 355일 만에 골을 터뜨렸다. 소속팀에서 벤치를 지키는 선수라 여겨지지 않을 만큼 기막힌 발리슛이었다.

브라질월드컵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박주영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실전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인가’라는 의문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그리스와의 평가전 이후에도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봉와직염이 생겨 4월 초 입국한 뒤 돌아가지 않았다. 축구대표팀 코치진이 박주영의 재활 훈련에 동참하면서 불거진 ‘특혜 논란’도 박주영의 어깨를 짓누르는 중이다.

홍 감독은 최근 한 방송에 나와 “만약 박주영을 뽑지 않고 경기를 치른 뒤 안 뽑은 것을 후회한다면 (차라리) 뽑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말은 ‘박주영 없이 월드컵을 치른 뒤 성적이 좋지 않으면 왜 안 뽑았냐고 비난할 거 아니냐’는 반문으로 이해된다.

이런 이유로 이번 월드컵은 박주영 본인뿐만 아니라 홍 감독과 한국 대표팀에도 기회인 동시에 절체절명의 위기이도 하다. 그리스전 못지않은 활약으로 한국의 16강을 이끈다면 박주영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몸값을 올릴 수 있다. 만약 ‘예상’대로 골 결정력 부재에 허덕인다면 본인의 축구 인생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홍 감독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박주영의 운명이자,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든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운명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사진 뉴시스

<한국 속한 H조 골잡이들>

케르자코프 빠른 발 역습 ‘러시아의 오언’

슬리마니 위력적 헤딩 ‘알제리의 클로제’

루카쿠 191㎝ 장신 ‘벨기에의 드로그바’

한국이 속한 H조는 절대강자는 없지만 결코 만만한 조는 아니다. 네 나라가 물고 물리는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호’를 위협할 대표 골잡이로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만날 러시아의 경계 대상 1호는 ‘백전노장’ 골잡이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2·제니트)다. H조 다른 상대팀에 비해 러시아는 유명 스타는 없지만 대다수가 러시아 국내파로만 이뤄져 조직력이 뛰어나다. 그런 조직력의 축구에서 마지막을 마무리짓는 ‘해결사’가 케르자코프다. 176㎝로 비교적 단신이지만 스페인 세비야에서 활약했던 시절(2006~2007 시즌) ‘러시아의 오언’이라 불렸을 정도로 빠른 발과 역습에서의 결정력을 자랑했다. 32살의 노장이 된 지금 스피드는 다소 떨어졌지만 노련함은 더해졌다.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에서도 10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뜨리며 강호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에 오르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이슬람 슬리마니(26·스포르팅 리스본)는 ‘아프리카의 프랑스’라고 불리는 알제리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다. 신체적 이점을 앞세우는 여타의 아프리카 선수들과 달리 공간 활용에 능한 지능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여기에 187㎝의 장신과 엄청난 탄력을 이용한 제공권 장악, 빠른 발을 이용한 공간 침투에도 능해 여러모로 위협적인 선수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 7경기에서 5골을 터뜨려 H조 1위로 알제리의 월드컵 본선행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그러나 장점만큼 약점도 뚜렷한 선수다. 풀타임을 소화할 체력이 부족하고 몸싸움에 약하다는 평을 듣는다.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는 ‘제2의 드로그바’로 불리는 차세대 괴물 스트라이커다. 벨기에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크리스티앙 벤테케(24·애스턴 빌라)의 부상 공백을 루카쿠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키 191㎝, 몸무게 100㎏의 뛰어난 체격 조건을 바탕으로 문전에서의 몸싸움과 공중볼에서 강점을 보인다. 촘촘한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는 민첩성과 정교한 드리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에버턴에서 14골, 6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에버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표팀에서는 27경기에서 5골로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사진 AP, 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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