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남자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가 지난 15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와 경기를 앞두고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KFA 제공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된 남자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가 혐의를 완전히 벗을 때까지 태극마크를 달 수 없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오후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국가대표에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윤남 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갖고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을 비롯한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을 비롯한 협회 위원장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불법촬영’ 협의로 입건된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 KFA 제공
앞서 황의조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서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어 황씨의 전 연인이자 불법촬영 피해자인 여성 ㄱ씨가 “황씨의 촬영에 동의한 바 없다”며 황씨를 경찰에 고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런데도 21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 경기에 황의조가 교체 출전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이 ‘무죄 추정 원칙’을 들어 황의조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황의조는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인 노리치시티에 복귀해 지난 26일(한국시각)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경기에도 선발 출전해 골을 넣기도 했다.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시티 감독은 경기 뒤 “황의조가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축구선수인지 증명했다. 기술이 좋고 직업정신이 뛰어나며 경기 이해력도 높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2차 가해’ 의혹 또한 사고 있다.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과 ㄱ씨의 연락처 등을 지인들에게 공유했다는 것이다. 앞서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를 제기한 ㄱ씨 쪽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영상을 처음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황의조의 형수가 직접 법정에서 ‘황씨가 촬영물을 지인들과 돌려 봤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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