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최초의 메이저리그(MLB) 신인상 수상자는 김광현일까.
메이저리거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신인상 수상 여부가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 15일 경기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평균자책점을 0.63까지 끌어내리자 현지 여론에 불이 붙었다.
이달 초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김광현을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 5순위로 거론했을 때만 해도 ‘신인치고는 꽤 잘한다’는 정도의 평가였다. 하지만 호투가 이어지자, 구단이 먼저 에스엔에스(SNS)에 ‘올해의 신인상?’이라는 문구를 남길 정도다.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민훈기 해설위원은 “60경기만 치르는 이번 시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0점대 평균자책점은 대단한 기록이다. 몇승 더 챙긴다면 수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경쟁은 치열하다. 현지 매체들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유격수 제이크 크로넨워스(26)를 내셔널리그 신인상 1순위로 거론한다. 17일 현재 타율 3할1푼에 45안타,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가 0.900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최근 15경기 타율이 0.208로 하락세인 것은 약점이다.
김광현 신인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규정 이닝이다. 현재 28.2이닝을 소화했는데, 올 시즌 규정 이닝인 60이닝을 채우기 위해선 31.1이닝을 더 던져야 한다. 앞으로 정규리그 2번의 등판 기회가 남았기 때문에, 규정 이닝을 채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신인상 조건에 규정 이닝을 채워야 한다는 제약은 없다. 공식적인 정의는 ‘최고의 활약을 한 신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투표로 선정되기 때문에 시즌 막판 활약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4명의 메이저리그 신인상을 배출했다. 1995년 노모 히데오(엘에이 다저스), 2000년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 매리너스), 2001년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2018년 오타니 쇼헤이(엘에이 에인절스)가 그들이다.
한국 선수로는 2015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가 신인상 순위에서 3위를 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남은 정규 두 경기와 포스트 시즌에서 김광현이 어떤 피칭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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