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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 턱 빠지는 ‘금값 마진율’

등록 2009-03-05 19:26수정 2009-03-06 18:40

서울 종로구 금은방에 진열된 금붙이들. 금 한돈이 20만원 선까지 뛰어오르면서 장롱속에 틀어박혀 있던 금들이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서울 종로구 금은방에 진열된 금붙이들. 금 한돈이 20만원 선까지 뛰어오르면서 장롱속에 틀어박혀 있던 금들이 시장으로 나오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19만원 한돈 매입땐 4~5만원 깎아
순도 분석료·세공비 보태면 더 껑충

장롱 속 금붙이들이 ‘나들이철’을 맞았습니다. 금값이 사상 최고로 오르면서 남아 있는 돌반지를 들고 금은방으로 가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1일 오후 서울 종로3가 한 금은방에는 경기 김포에서 온 서른살 부부가 “나중에 금값 내리면 다시 장만하겠다”며 금팔찌와 귀걸이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배아무개(58·여)씨는 “건물 청소 일을 하는데 돈 한푼이 아쉬워 3년 동안 낀 석 돈짜리 금반지를 팔러 나왔다”고 금은방을 찾아온 이유를 들려줬습니다. 그러나 금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른다고 해도 팔러 온 이들에겐 시세가 썩 신통치 않은 눈치였습니다. 금은방이 이날 손님들에게 제시한 가격은 15만원 선, 손님들은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금값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한국금거래소가 밝힌 3일 오후 금 시세는 순금 1돈(3.75g) 기준으로 팔 때 15만2천원, 살 때 19만2500원입니다. 그러나 금 시세에 정답은 없습니다. 업소마다 다르고 무엇보다 금값이 환율처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입니다. 금 수입업자들이 매긴 가격과 국제시장에서 금을 사고파는 시세, 그리고 그날의 환율이 금 시세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팔 때와 살 때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고요? 그 건 분석료와 귀금속 거래소의 마진이 차액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분석료는 말 그대로 가져온 금이 진짜 순금인지 분석하는 데 드는 돈입니다. 보통 1천~5천원 정도인데, 반지나 팔찌 등 모양에 따라 달라집니다. 금이 가공됐거나 보석 장식 등이 많을수록 분석료는 올라갑니다. 마진에는 금은방 임대료 등이 들어 있습니다.

금은방이 밀집해 있는 종로 일대의 귀금속상인들은 기본 시세를 어느 정도 합의해서 결정한다고 합니다. 언론에 나오는 한 돈에 20만원을 호가하는 금값은 소매상들 이야기라는군요. 귀금속 도매상에서는 16만2천원 정도면 금 한 돈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금이냐 카드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제법 납니다. 현금 대환영이죠. 카드로 계산하려면 수수료 때문이라면서 18만~19만원을 내야 합니다. 여기에 세공료가 붙으면 가격은 더 올라갑니다. 보통 반지는 2만~3만원이고, 복잡한 것은 10만원까지 올라갑니다.

금을 사는 값과 파는 값의 차이가 4만~5만원까지 벌어진 것은 최근 반년 동안의 일입니다. 지난해 8월 11만7천원 선이었던 금 판매가는 반년 만에 10만원 가까이 올랐지만, 금 매입가는 10만3천원에서 4만원 정도만 올랐습니다. 상승폭 차이가 2배나 됩니다. 이는 환율 급등으로 금값이 요동치면서 상인들의 불안심리도 커져 금은방들이 마진 폭을 크게 책정해 일어난 현상입니다.

금은방 상인들은 팔겠다고 금이 몰려드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현금을 탈탈 털어 금을 사들였는데 이젠 자금이 달려 더 사들이지 못하는 ‘포화 상태’라는 금은방들이 많았습니다. 금은방들은 이렇게 사들인 금 대부분을 수출물량으로 처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공급량을 채운 지 오래라고 합니다. 여기에 반지를 보러 온 젊은 연인들도 금값을 보고 발길을 돌려 영업도 잘되지 않는다고 죽을상입니다. 금값 때문에 들리는 곳곳의 한숨소리는 한동안 계속될 듯싶습니다.


김성환 이승준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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