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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 이름 붙이기…김유신 장군은 자격미달?

등록 2009-02-19 19:58수정 2009-02-20 08:45

2007년 5월 진수된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X-Ⅲ) 1번함 이름은 세종대왕함이다.
2007년 5월 진수된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X-Ⅲ) 1번함 이름은 세종대왕함이다.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내전 치른 장수 ‘배제’ 원칙탓
‘통일’ 업적 불구 이름 못올려

한국형 구축함(KDX-Ⅱ) 문무대왕함(4500t)이 다음달 중순 무렵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다. 다음 장군 중 문무대왕함과 동급인 한국형 구축함의 함정 이름이 아닌 것은?

①이순신 ② 대조영 ③최영 ④ 김유신 ⑤ 강감찬

정답은 김유신이다. 군에서는 신라 화랑도를 상무정신의 뿌리로 보고, 육군사관학교를 화랑대라고 부른다. 그런데 화랑 출신이고 신라를 대표하는 명장인 김유신은 왜 구축함 이름에서 빠졌을까?

구축함에는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왕이나 장수 같은 역사적 인물, 호국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민족간의 전투에서 공훈이 있는 장수는 배제한다. 김유신이 고구려, 백제를 무너뜨린 ‘삼국통일’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함정 이름으로 쓰이지 않은 배경이다.

해군 규정인 ‘부대 명칭 제정 규정’을 보면, 고속정급 이상의 함명은 해군 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아 확정되며, 함정의 특성, 용도, 크기에 따라 사람 이름, 도시 이름, 산봉우리 이름 등 나름의 함명 제정기준이 있다. 잠수함은 바다와 관련 있는 인물인 장보고·이천·최무선 등의 이름을 붙이고, 상륙전에 투입되는 상륙함은 고준봉·비로봉·향로봉·성인봉처럼 고지 탈환의 의미를 지닌 산봉우리 이름을 딴다. 1800t급 호위함은 울산·서울 같은 대도시 이름을, 1200t급 초계함은 동해·포항·목포 등 중소도시 지명을 붙였다.

함명을 둘러싼 사연이 많다. 해군은 2005년 7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송함(1만4천t) 이름을 독도함으로 정했다. 독도 수호 의지와 섬처럼 영원히 침몰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상호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자극을 피하자는 양국의 이해를 무시했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한국 정부는 “영토 주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 행위”라고 맞섰다.

2007년 5월 진수된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X-Ⅲ) 1번함 이름은 세종대왕함(사진)이다. 애초 해군은 조선 숙종 때 일본의 울릉도와 독도 침략을 막아낸 어부 안용복을 함명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막판 검토 과정에서 일본을 지나치게 자극할 것을 우려해 세종대왕함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1·2차 서해교전을 치른 ‘참수리’ 고속정은 새 이름을 쓴다. 고속정이 빠르고 신속하기 때문에 날렵한 참수리가 함명으로 제격이다. 고속정이 처음 도입된 70년대엔 함명이 기러기였다. 그러나 기러기가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어, 맹금류인 참수리로 개명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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