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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프리다이빙이요? 그게 뭔가요?

등록 2017-08-10 10:09수정 2017-08-10 10:36

무호흡 잠수 스포츠로 해녀 입수와 비슷
스노클링·스쿠버다이빙과는 달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인기
스태틱·다이내믹 등 종목도 많아
가벼운 차림으로 열대바다를 즐기는 프리다이버.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가벼운 차림으로 열대바다를 즐기는 프리다이버.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프리다이버 서윤정(32)씨는 지인들에게 프리다이빙을 설명할 때마다 ‘기욤 네리의 블루홀’ 영상부터 보여준다. 프리다이빙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영상에는 프랑스 프리다이빙 챔피언 기욤 네리가 검푸른 해저동굴(바하마 딘스 블루홀)에서 ‘자유낙하’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윤정씨는 프리다이빙을 알리는 데는 ‘기욤 네리의 블루홀’ 영상이 최고라고 말한다. “구구절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죠. 공기통이나 오리발도 없이 어떻게 저런 곳에 뛰어드느냐고 ‘급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많고요.” 서씨가 지금까지 받아온 질문들은 안타깝게도 이런 것들이었다. 프리다이빙? 그게 대체 뭔데? 스노클링이나 스쿠버다이빙이랑은 뭐가 다르지? 해녀들의 잠수와는 또 어떻게 다르고? 서씨와 2년째 버디(다이빙 짝)인 박수진(32)씨도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다이빙을 한다고 하면 열 명 중에 여덟은 스쿠버다이빙을 떠올려요.” 나머지 둘은? “스카이다이빙이랑 올림픽에서 하는 다이빙이요.(웃음)”

무호흡의 다이빙…해녀 잠수와 뭐가 다르지

프리다이빙의 사전적인 정의는 이렇다. ‘숨을 참으면서 잠수하는 스포츠.’ 얕은 수심이나 수면 위에서 수중관찰을 즐기는 스노클링과는 다르고, 공기통과 호흡기를 착용하고 잠수하는 스쿠버다이빙과도 다르다. 프리다이빙은 오히려 해녀의 잠수와 더 비슷하다.

노명호 아피아(AFIA)프리다이빙교육센터 대표는 “무호흡 잠수라는 측면에서는 두 가지가 매한가지다. 다만 해녀의 잠수는 생업을 위한 것이고, 프리다이빙은 물을 즐기는 스포츠라는 점이 다르다”며 “호흡법도 기준이 되는데, 해녀의 잠수는 생업의 특성상 효율성이 중요하므로 짧게 호흡하며 물속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반면, 프리다이빙에서의 호흡은 물속에 최대한 오래 머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의 말처럼, 프리다이빙은 오직 한 번의 호흡으로 물속에서 최대한 머무는 것이 중요하다. 숨을 얼마나 오래 참을 수 있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숨 참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느냐고? 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훈련이 답이다.

국제프리다이빙협회 ‘아이다’(AIDA)와 ‘에스에스아이’(SSI) 등에서 활동하는 황영길 강사는 “우리가 숨을 쉬고 싶은 욕구(호흡충동)는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이산화탄소 적응훈련’(CO₂테이블)을 규칙적으로 하다 보면 숨 참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다만 개인마다 차이는 있으며, 숨을 참는 훈련이므로 전문가한테 교육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황 강사에 따르면 요가와 명상, 폐 스트레칭 역시 도움이 된다.

바닷속 깊이 내려간 프리다이버가 버디와 눈을 마주보며 올라오고 있다.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바닷속 깊이 내려간 프리다이버가 버디와 눈을 마주보며 올라오고 있다.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이퀄라이징, 훈련으로 반드시 익혀야

프리다이빙을 할 때 호흡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퀄라이징’(압력평형기술)이다. 이퀄라이징은 프리다이버뿐 아니라 스쿠버다이버나 해녀처럼 깊은 수심을 잠수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기술로,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있는 공간, 즉 ‘중이’가 수압에 짓눌려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술이다. ‘이퀄’이 잘되지 않으면 심할 경우 고막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박수진씨가 한때 프리다이빙을 그만두려 했던 건 호흡이나 체력이 달려서가 아니었다.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아서였다. 박씨는 “‘이퀄’이 안 되니 5m만 넘어 들어가도 귀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며 “숨이 남아돌아도 더 깊은 수심에 못 가니 좌절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퀄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스쿠버다이버는 ‘발살바’(입·코를 막고 숨을 불어 고막 안쪽에 압력을 가해 압력평형을 이루는 것)를, 프리다이버는 ‘프렌젤’(혀를 이용해 뒤로 보내는 동작)이나 ‘마우스필’(깊은 수심에서도 이퀄라이징이 가능하게 하는 고급기술)을 많이 쓴다.

거북이가 빠르나 내가 빠르나. 바다거북과 유영하는 프리다이버.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거북이가 빠르나 내가 빠르나. 바다거북과 유영하는 프리다이버.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욕심을 버려야 안전한 프리다이빙

이쯤에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수영을 못한다면 어떨까? 프리다이빙은 엄두도 내지 말아야 하는 걸까? 천만에. 물을 무서워하지만 않는다면 프리다이빙을 즐길 자격은 충분하다. 노명호 대표는 “슈트와 핀(오리발)에 부력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잠수할 때가 아니면 언제든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며 “핀을 신으면 조금만 발차기를 해도 앞으로 쭉쭉 나갈 수 있으므로 수영법은 몰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프리다이빙이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긴 하지만, 당연히 ‘안전하고 보수적인 다이빙’은 기본이다. 황영길 강사는 “무리해서 자신의 한계를 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예컨대, 평소에 숨 참는 시간을 2분 이상 넘긴 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그 이상을 욕심내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강사는 “기록을 높이고 싶다면 ‘오늘은 내가 몇 미터까지 가 볼 거야, 그러니 이럴 때는 네가 나를 좀 도와줘’라는 식으로 버디와 미리 계획을 짜서 조금씩 기록을 높여가야지, 한꺼번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며 “물에서는 사소한 실수로도 눈 깜짝할 사이에 패닉이 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버디와 함께 입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롱핀(긴 오리발)을 찬 프리다이버들이 펀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롱핀(긴 오리발)을 찬 프리다이버들이 펀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이종기 수중사진작가.
스케이팅이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으로 나뉘는 것처럼 프리다이빙에도 개별종목이 있다. 수영장 종목으로는 수면에 떠서 숨 참는 시간을 겨루는 ‘스태틱’(STA)과 핀을 신고 잠영하는 ‘다이내믹’(DYN), 핀 없이 잠영하는 ‘다이내믹노핀’(DNF)이 있다. 해양 종목으로는 핀을 신고 최대 수심까지 내려간 뒤 핀을 차며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CWT)와 핀 없이 맨몸으로 상승하는 ‘콘스턴트웨이트노핀’(CNF), 핀 없이 줄을 잡고 하강하는 ‘프리이머전’(FIM) 등이 있다. 강나연 객원기자 nalotos@gmail.com

[ 프리다이빙 용어사전]

▲덕다이빙: 머리를 하체보다 먼저 집어넣으면서 입수하는 기술. 오리가 잠수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 붙여짐.

▲엠디아르(MDR. Mammalian Diving Reflex): 포유류 잠수반사. 입수하기 전 얼굴에 찬물을 끼얹어 엠디아르를 유도하면 물속에 더 오래 있을 수 있음.

▲양성부력: 가만히 있으면 물 위에 뜨는 상태.

▲음성부력: 가만히 있으면 계속 가라앉는 상태.

▲중성부력: 물 위로 뜨지도, 물속으로 가라앉지도 않는 상태. 중성부력이 만들어지는 지점에 이르면 계속 정지 상태로 있을 수 있음.

▲프리폴: 음성부력을 이용해서 ‘자유낙하’하는 것. 피닝(오리발 발차기)을 하지 않고도 수심을 내려갈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음. 더 깊은 수심을 타기 위해 필요한 기술. (기욤 네리가 딘스 블루홀에서 한 게 프리폴).

▲엘엠시(LMC. Lost Of Motor Control): 산소 결핍으로 몸에 경련이 일어나는 현상. 엘엠시가 비오(BO)로 이어질 수 있음.

비오(BO. Black Out): 산소 결핍으로 졸도하는 현상. 비오가 왔을 때 물속에 있으면 익사할 수 있음.

Free Diving(프리다이빙)

무호흡 잠수. 공기통 없이 숨을 참으면서 수중에서 활동하는 레저스포츠. 스노클링·스쿠버다이빙과는 다르며, 해녀의 잠수와 오히려 비슷하다. 수영을 못해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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