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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등록 2009-01-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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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좀 지난 이야기지만 지난해 ‘봉숭아 학당’을 표지 인물로 뽑은 송년호를 발행한 날(12월18일치), 민언련은 <개그 콘서트>를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꼽았습니다. 좋은 방송 리스트에는 <황금어장-무릎팍 도사>가 있었죠. 이 내용을 보면서 <개콘> ‘많이 컸네 황회장’에서 황현희의 유행어-로 밀려고 했으나 실패했죠^^-가 생각났습니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비하’, ‘패륜’이라는 비판이나 ‘진짜 삶’이라는 칭찬이나 모두 지나치게 표피적인 분석에 실소가 나왔죠. 전문가 집단의 평가라면 비판이든 칭찬이든 한꺼풀 더 열어본 분석을 기대했으니까요.

최근에는 <개콘>의 ‘도움상회’가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벌어진 국회의 대치 상황을 “아마추어같이” 패러디했다가 네티즌들에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정치 패러디가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옹호할 이유는 없지만 전국민의 첨예한 사안을 풍경화 감상하듯 구경하면서 ‘우리 싸우지 말고 착하게 살아요’ 한다면 이건 뭐, 초딩 때 보던 <모여라 꿈동산>의 환영인가 싶습니다.

‘황회장’ 코너가 끝나지 않았다면 이 유행어 지금쯤 대박 쳤을 거 같습니다. 요즘 들어 하루에 한 번은 생각납니다. 엊그제 학교당 한 학급씩 영재교육 실시한다는 정책 발표를 보면서도 떠올랐지요.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교육 전문가가 전교 1등과 영재의 뜻도 구별 못하나?’ 눈뜨면 “아마추어 같은” 사건사고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옵니다. 비전문가라는 뜻의 단어 ‘아마추어’에는 참신하고 순수하다는 뉘앙스가 있지만 전문가가 아마추어 행세를 하면 골치 아픕니다. 골치만 아픈 게 아니라 민폐가 됩니다.

실업자도 늘어나는 이 마당에 적어도 자신이 돈을 벌고 있는 분야에서만은 아마추어같이 판단하고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sc〉도 ‘최선을 다했다’는 올림픽 정신보다는 필승의 월드컵 정신으로 올 한 해 프로페셔널한 지면을 만들겠습니다.

김은형 〈esc〉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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