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를 누르며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esc 팀원들이 갈구하는 첫경험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시큰둥한 팀원들을 독려해(들볶아!) 올해 꼭 하고 싶은 첫경험을 들어봤습니다.
◎ 지금 나름 열심히 권투를 배우는 것은 호신술을 익히기 위함도 아니요, ‘가오’를 세우려는 것도 아니다. 프로입단 테스트 경기에서 7초를 남긴 3라운드 막판에 장렬히 부상당해 회사에서 유급 병가를 받아보고 싶다. 합법적으로 ‘기사를 쓰지 않는 기자’가 되는 유일한 길이다. 고나무 기자
◎ 3년간 망설이던 블로그를 시작하겠다. 제목은 ‘Gag is forever’. 어디서 들은 웃긴 이야기, 인터넷의 황당뉴스, 살면서 겪는 웃기는 사건과 재밌는 인간 이야기를 모아 날마다 들여다보고 좋아라 해야지. 의미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교훈은 있을 턱이 없는, 다만 웃기는 블로그. 기대하시라. 김은형 기자
◎ ‘와이티엔(YTN) 사수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선 공덕쓰(한겨레신문사의 사내 밴드다)의 공연을 보고 퇴화된 감각이 되살아났다. 베이스 기타를 치고 싶다. 대학교 때 통기타 두드린 실력밖에 없지만, 지리산에 들어가 지옥훈련을 하면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남종영 기자
◎ 늙어 죽을 때 가지고 싶었던 소망을 시작해 보는 거다. ‘스타크래프트’만큼 정신없고, 소설 <향수>만큼 엽기적이면서,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만큼 웃기고, 샐리 만의 작품 같은 내 사진이 왕창 들어간 사진 단편소설을 쓰는 것이다. 에로틱이 양념처럼 살짝 뿌려진. 하하 박미향 기자
◎ 지도에 없는 길을 가고 싶다. 길을 벗어나는 게 내 일이니 내비게이션은 쓰지 않는다. 길을 잘못 들어서고 싶어서다. 처음 만나는 길, 생각지 않은 길, 모질고 낯선 길, 거칠고 아름다운 길 뒤지고 싶다. 이병학 기자
◎ 내 옷을 만들어야겠다. 뜨개질이 아니라 진짜로 미싱을 돌리고, 실에 바늘을 끼우고 천을 사러 다니겠다. 만리동 고개 디자인 패턴 가게를 찾아가 봐야겠다. 글자도 무늬도 상표도 없이 똑 떨어지는 절도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겠다. 현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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