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 “형제복지원 같은 강제시설 전국 36개”

등록 2020-12-09 04:59수정 2020-12-10 08:33

“피해자 억울함 없도록 진상규명”
정근식 과거사위 2기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임시 집무실에서 오는 10일부터 출범하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2기 위원회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정근식 과거사위 2기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임시 집무실에서 오는 10일부터 출범하는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2기 위원회의 활동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형제복지원·선감학원·서산개척단 등 세곳만 강제수용 시설로 알려졌지만 우리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전국에 36개의 비슷한 시설이 있었다. 이 시설에 계셨던 분들도 억울함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10일 출범하며 10년 만에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2기 진실화해위를 이끌어갈 정근식 위원장을 지난 7일 서울 중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정 위원장은 2기 진실화해위의 우선 과제로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수용돼 인권을 침해당한 민간인 피해자에 대한 진실규명을 꼽았다.

진실화해위는 서울, 부산, 대구 등 12개 지역 36개 강제수용 시설에서 형제복지원과 유사한 인권탄압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진실화해위 1기(2005~2010년) 활동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1960년 이후 국가권력에 의한 강제동원이나 수용 문제는 주요 업무로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며 “형제복지원·선감학원·서산개척단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고, 최근 한국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우리가 놓쳤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1기에서 일부 진실규명이 이뤄졌던 한국전 민간인 피해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1기 활동 중 피해가 접수된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은 8206건으로 이 중 6742건에 대한 진상이 규명됐다. 피해자 수로는 1만6106명에 이른다. 정 위원장은 “한국전쟁 민간인 피해자만 해도 100만명(한국전쟁유족회 추정)인데 확인된 피해자는 2%가 채 안 되고, 국민보도연맹으로 최대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명부를 확보한 것은 얼마 안 된다”며 “2기 활동에서는 1기에서 얻었던 경험을 활용해서 증거자료 수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과거사 피해자 단체는 진실화해위가 진상규명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배상·보상 문제도 직접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1기 활동에서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지만 ‘양승태 사법농단’ 당시 법원이 배상·보상 소송을 기각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현재 시점에서 (진실화해위)법을 바꾸자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선 2기 출범과 진상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추후에 ‘배상·보상 문제와 관련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기는 1기 활동 동안 다루지 못했던 문제들을 규명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미처 피해를 신청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바람이 맞물리면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출범할 수 있었다. 진실화해위 2기 위원은 모두 8명으로 여당(더불어민주당) 몫인 4명은 추천이 완료됐지만, 야당(국민의힘)은 아직 위원 추천을 완료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과거사 진상규명은 “여야,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2기 활동에 우리 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형제복지원, 선감학원과 같은 사례는 국가권력이 남용되었던 문제로 여야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성찰하고 반성해서 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평화와 화해는 진보의 독점물이 아닐 뿐만 아니라, 보수가 보수다울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라고 생각한다. 여야 정쟁의 문제나 진보·보수의 대립 문제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바로가기 : 8310… 저는 번호로 불렸어요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46421.html

▶바로가기 : 선감학원 수용자 조사…열에 아홉은 구타당하고, 절반은 주검치웠다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973160.html

▶바로가기 : 강제로 끌어다 일 시키더니 결혼도 강제로…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78824.html

▶바로가기 : 전국 최소 169곳서 집단학살…유해로도 돌아오지 못한 수십만 희생자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950853.html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체감 -21도 ‘코끝 매운’ 입춘 한파 온다…6일 다다를수록 추워 1.

체감 -21도 ‘코끝 매운’ 입춘 한파 온다…6일 다다를수록 추워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2.

윤석열 ‘헌재 흔들기’ 점입가경…탄핵 심판 가속에 장외 선동전

‘주 52시간 예외 추진’에…삼성·하이닉스 개발자들 “안일한 발상” 3.

‘주 52시간 예외 추진’에…삼성·하이닉스 개발자들 “안일한 발상”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4.

도올 “윤석열 계엄에 감사하다” 말한 까닭은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5.

휴일 없이 하루 15시간씩, 내 살을 뜯어먹으며 일했다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