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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화 ‘1987’ 속 고문현장, 실제 남영동 대공분실서 촬영

등록 2018-01-07 15:10수정 2018-01-08 00:07

영화 ‘1987’ 담긴 남영동 대공분실 외관
실제 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촬영
“상업영화에 건물 외관 촬영 허용은 처음”
영화 <1987> 포스터.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87> 포스터.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87> 제작 과정에서 옛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의 외부 촬영이 처음으로 허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 외관 촬영이 허용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쪽 설명을 들어보면, 영화 <1987>에 등장하는 남영동 대공분실 외관의 대부분은 현재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는 실제 남영동 대공분실을 촬영한 것이다. 지난해 1월 영화 <1987> 제작진은 경찰청 인권센터에 사전 조사를 위한 촬영 협조 요청을 보냈다. 제작진은 박종철 열사가 실제로 고문당한 대공분실 509호 조사실을 실측해 남영동 대공분실 5층 세트장을 만들었다.

영화 <1987>.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1987>.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뒤 “센터 외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제작진 요청을 경찰이 받아들여, 지난해 4월, 5월 각 한 차례씩 모두 두 차례에 걸쳐 남영동 대공분실 외부 촬영이 진행됐다. 영화 초반 박 처장(배우 김윤석 분)이 대공분실로 진입하는 장면에서 당시 시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피하고자 건물 외부에 ‘○○해양연구소’ 간판을 달았던 모습도 그대로 재현됐다. 박 처장과 최 검사(배우 하정우 분)가 박종철 열사의 부검 여부를 두고 맞부딪치는 장면도 인권센터 건물 뒤편에서 촬영됐고 한병용 교도관(배우 유해진 분)이 대공분실에 잡혀간 후 연희(배우 김태리 분)가 어머니와 함께 시위를 벌이는 장면도 인권센터 철문 앞에서 촬영됐다.

경찰 관계자는 “남영동 대공분실의 외부 촬영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게는 아픈 과거이지만 촬영 협조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과거를 반성하고 인권 경찰로 거듭나려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 제작진이 경찰에 촬영 협조 요청을 보냈지만 경찰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영화 <남영동 1985>는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985년 9월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자격으로 붙잡혀 대공분실 515호에서 22일 동안 고문당한 실화를 담았다.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당시 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운영하던 곳으로, 군사독재 시절 고문 수사로 악명이 높았다. 2005년 경찰청 인권센터로 용도가 바뀐 뒤 고 박종철 열사 기념 전시실이 있는 4층과 조사실이 있던 5층 등 일부 공간만 시민들에게 제한적으로 공개된 상태다.

영화 <1987>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이한열 열사의 최루탄 피격까지 6월 민주항쟁 당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뒤 6일 기준 누적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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