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유족들 “통유리 깨고 탈출로 확보 요청, 소방당국서 외면”

등록 2017-12-21 22:23수정 2017-12-22 09:46

제천 스포츠시설 화재
“사우나 창문 없어 대피할 곳 없는데”
화재현장 가족들 요구 묵살에 분통
이면도로 주차차량 탓 구조에 난항
민간 사다리차로 8층서 3명 구조도
21일 충북 제천시 복합스포츠시설인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에서 깨진 창문 틈 사이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1일 충북 제천시 복합스포츠시설인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에서 깨진 창문 틈 사이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천/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1일 최소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시 복합스포츠시설인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치솟는 불길과 매캐한 유독가스 등으로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특히 사망자가 집중된 이 건물 2층 여자 사우나의 통유리 외벽을 깨고 탈출로를 확보하지 못한 탓에 인명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화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2층 여자 사우나에 이용객들이 갇혀 있던 상황에서, 통유리 외벽을 깨줄 것을 요청했지만 소방당국이 이를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화재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한 남성은 “여자 사우나 안에 가족이 갇혀 있어 ‘연기가 많으니 빨리 유리창을 깨 달라’고 했지만 불이 다 번질 동안 구조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 이날 발견된 사망자 29명 가운데 상당수는 2층 여자 사우나에서 발견됐다.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복합건축물인 이 건물에는 대피할 창문 등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특히 통유리 외벽은 유독가스와 연기가 건물 내부에서 가득 차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사다리차의 현장 접근이 늦어져 초기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접근하는 폭 7~8m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사다리차와 구조 차량이 현장에 접근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연 뒤 소방당국 사다리차와 민간 청소업체의 사다리차를 건물 앞뒤로 배치해 양쪽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뒤쪽으로 접근했던 민간 청소업체 사다리차는 이 건물 8층 베란다 난간 쪽으로 대피해 있던 시민 3명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화재 현장에는 제천소방대는 물론 인근 화산, 봉양 구조대원 등 소방대원 459명과 소방용 헬기 4대, 물탱크 5대 등 진화장비 44대가 동원됐다.

한편 이 건물 4~5층에 있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이용객들은 비상구를 통해 건물 외부로 대피해 화마를 피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탈출한 한 헬스장 이용객은 “운동 중 건물 내부에 비상벨이 울려 헬스장 이용객들이 비상구를 통해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3층에 있던 남성 사우나에서도 사람들이 비상구로 쏟아져 나왔다”며 “눈으로 확인한 대피자는 14~15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건강 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 건물 2, 3층에 있는 사우나, 4~7층 헬스장, 8층 식당 등에 대한 수색을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갔다. 충북도청 소방본부 관계자는 “옥상에 있던 이용객과 4층 헬스장 이용객 등은 대피를 했지만, 건물 안에 사람들이 더 있을 수 있어 계속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제천/신지민 신민정 임재우 기자 godjim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김수미 직접 쓴 유서곡 1.

“울엄니 만나러 가요 굿바이” 김수미 직접 쓴 유서곡

‘친윤의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 유포자 5명 검찰 송치 2.

‘친윤의 한동훈 낙마 프로젝트’ 유포자 5명 검찰 송치

[단독] 도이치 2차 주포 옥중편지, 김건희 포함 “초기 투자자 Exit 시켜줬다” 3.

[단독] 도이치 2차 주포 옥중편지, 김건희 포함 “초기 투자자 Exit 시켜줬다”

임금 59억원 체불한 대표 밖에선 ‘기부천사’…익명 신고가 잡았다 4.

임금 59억원 체불한 대표 밖에선 ‘기부천사’…익명 신고가 잡았다

“동성혼 막은 거룩한 나라로” 예배 가장한 혐오…도심에 쏟아졌다 5.

“동성혼 막은 거룩한 나라로” 예배 가장한 혐오…도심에 쏟아졌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