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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아내 못나왔다” 절규…건물 외벽 매달린 시민 구사일생

등록 2017-12-21 22:21수정 2017-12-22 09:46

긴박했던 제천 화재 순간
대피못한 이용객 둔 가족
“구해달라” 울부짖으며 발동동
불길 치솟을때마다 통곡

주민들 “가스통 터지는지 펑펑 소리”
인근 제천중 학생 “멀리서도 탄 냄새”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한 시민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시설 건물에서 불이 나 119 소방대가 진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한 시민이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삽시간에 불이 번진 충북 제천시 ‘두손스포리움’ 화재 현장은 검게 그을린 건물 외벽에 곳곳에서 가족을 잃은 이용객의 통곡이 더해져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21일 오후 3시53분께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길과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9층 건물을 집어삼켰다. 비상구를 찾지 못해 창문을 통해 건물 외벽에 매달렸던 한 남성은 다행히 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졌다. 8층 베란다 난간 쪽으로 대피한 이용객 3명은 새카만 연기 사이로 발을 동동 구르다 뒤늦게 투입된 민간 청소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미처 건물 바깥으로 나오지 못한 이용객의 가족들은 타들어가는 마음을 통곡으로 토해냈다.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여성용 사우나에서 못 나오고 있다”며 “어서 구해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는 건물 밖으로 불길이 치솟을 때마다 고함을 질렀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김아무개(21)씨는 “오후 4시쯤 ‘괜찮냐’는 지인들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이어져 급히 현장으로 달려왔다”며 화재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김씨는 급히 현장에 온 듯 수면바지를 입은 모습이었다. 화재 현장 맞은편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상인 ㄱ씨는 “오후 4시쯤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출근하는데 멀리서 연기가 보였다. 가게 쪽 방향이기에 급하게 뛰어왔다”며 “화재 초기여서 소방관들과 경찰들이 모이기 시작한 때라 가게에 들어오는데 제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가스가 터지는 듯 “쿵쿵” 하는 소리가 이어졌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제천중학교에 다니는 박민성(15)군은 “검은 연기가 엄청나게 일어 먹구름이 낀 줄 알았다”며 “쿵쿵 소리가 들리고 탄 냄새가 진동해 수업 중에 화재 현장을 바라봤는데, 멀리서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상인 ㄱ씨는 “1층 주차장에서 불길이 솟구치면서 가스통 터지는 소리처럼 ‘펑펑’ 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말했다.

제천/이정아 신지민 임재우 신민정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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