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감찰 지시 하루 만에…감찰 중 사표 수리 안돼
이 지검장·안 국장 “국민께 송구, 조사 성실히 임하겠다”
청와대 “감찰 중에는 사표 수리 안돼”
지난해 11월20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영렬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 ‘박근혜 게이트’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 기자들 앞에 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1월1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돈봉투 만찬’으로 물의를 빚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이 모두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규정상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감찰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 그 동안 많은 도움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안 국장도 법무부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안 국장은 “이번 사건에 관하여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에서 공직 수행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어 사의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사의 표명과 무관하게,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법무부와 대검에 부적절한 만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사의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 앞서 법무부는 문 대통령 감찰 지시와 관련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협의해 신속히 계획 수립 후, 법과 절차에 따라 조사하여 진상을 파악하고, 관련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정농단 수사를 이끌던 이 지검장은 수사가 마무리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 수사팀 간부들 6명과 함께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법무부 간부들과 식사를 하며 금일봉이 담긴 봉투를 주고받아 논란이 됐다. 안 국장은 우 수석과 주고받은 1000여 차례 통화로 국정농단 조사 대상에 올랐었다.
이날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의 표명에 청와대 관계자는 “규정상 감찰 중에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은 현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감찰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