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리 사건에 당혹·침통…“내부 자정만으론 신뢰 회복 어려워”
진경준 검사장, 홍만표 변호사, 김수천 부장판사, 김아무개 부장검사까지….
이른바 ‘법조 3륜’(판사·검사·변호사)을 망라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는 ‘법조 비리’로 법조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지난 7월 김수남 검찰총장의 대국민 사과에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도 6일 사과문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또다시 ‘스폰서 부장검사’ 비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일선 판검사들 사이에선 법조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5일 한 검찰 관계자는 “총장의 대국민 사과와 내부 개혁방안을 내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생겼다. 검찰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낙인찍히기 전에 (비리 행위는)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최근 분위기를 보면 아예 자정 기능을 상실한 것 같다. 외부에서 문제를 고발하기 전까지는 내부에서 비리를 덮기에 급급하다. 스스로 비리에 무뎌지고 있는 심각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법원은 10여년 만에 부장판사가 현직 비리 혐의로 구속되자 침통한 분위기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구속된 부장판사 대신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누리꾼이 쓴 댓글을 보니 ‘늘 있는 비리인데 대법원장이 무엇하러 사과하느냐’고 썼더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전관 변호사들의 비리가 가능한 건 현직 판검사들이 비리에 유착돼 서로 이득을 취하는 구조가 작동하기 때문”이라며 “내부 자정을 통해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공허한 발표로는 더 이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허재현 최현준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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