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체 직원 김아무개(19)군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여 숨졌다.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광진소방서 제공
<조선일보>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김 아무개(19)군이 “작업 도중 통화를 했다”고 밝혔던 지난달 31일 보도에 대해 ‘바로잡습니다’를 내고 유족에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3일치 13면 하단에 ‘바로잡습니다’를 내고 “본지는 5월31일자 A10면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수리공 통화 왜 숨겼나’ 기사에서 지난달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지하철에 부딪혀 숨진 김모군이 사고 순간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이어 “작년 8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정비업체 직원 조모씨도 휴대전화로 약혼녀와 통화를 하다 지하철에 부딪혀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라며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유족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5월31일치 신문 사회면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수리공 통화’ 왜 숨겼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작업현장에서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서울메트로가 사고 당시 구의역 CCTV를 확인한 결과,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관리 담당 외주업체인 은성 PSD 소속 김군은 사고를 당하는 순간까지 약 3분간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로 인해 김군은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다는 방송을 듣지 못했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인1조 매뉴얼을 지키지 못한 구조적 문제나 외주용역 하청 노동자가 처한 업무 환경 등의 문제를 외면한 채 작업중 통화를 한 김군의 과실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보도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김군은 사고 당시 “작업 전에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어놓았”고 “작업하면서 전화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 ▶ 관련 기사 : 경찰 “스크린도어 사고 김군, 작업 중 전화통화 전혀 안 했다” )
<조선일보>도 지난 1일치 신문에서 전날 자신들의 기사와 전혀 다른 경찰 수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후 2일치 신문에선 ‘서울메트로, 19세 정비공에게 사고 책임 떠넘겼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서울메트로가 사건 초기엔 사고 원인을 김군 개인의 과실로 몰아가려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이틀 전에는 자신들이 김군 개인 과실로 몰아가더니 유체이탈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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