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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제화업체 10곳중 4곳 “단가 후려치기에 가장 고통받아”

등록 2013-02-24 20:40

[2013기획 격차사회를 넘어] 밀려난 삶의 공간 ⑦성수동 구두공장
“중국산 저가 공세에 경영난” 31%
‘기능공 부족’ 인력문제 해법 묻자
“노동자 인정·4대보험 적용을” 30%

서울 성수동 제화업체 관계자들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중국산 저가 신발 공세’를 꼽았다. 원청과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거래할 땐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한겨레>가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성수동 제화업체 30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책임자급(대표·이사·공장장)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전체 복수응답의 31.0%가 ‘중국산 저가 신발 공세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그다음 경영 애로사항으로 사업자금 조달(24.1%), 인력관리(22.4%)가 뒤를 이었다. ‘원청업체의 불공정 관행’을 꼽은 비율도 20.6%에 달했다. 한 제화업체의 공장장은 “정부가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야 한다. 이러다간 제화업체들이 다 죽어나가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원청·대형 유통업체와의 관계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열에 넷(40.4%)이 ‘단가 후려치기’를 꼽았다. 각종 비용 떠넘기기(21.4%)와 어음 지급 관행(19%), 주문 뒤 납품 거부(11.9%)도 어려움으로 꼽혔다. 대형 제화업체에 납품을 하고 있다는 한 제화업체 대표는 “가뜩이나 일감도 없는 상태에서 대기업 주문을 거부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항의했다가 주문 물량를 확 줄여버리는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업체들이 물량을 줄이거나, 갖가지 이유를 들어 납품을 거부하는 사태가 빈번하다는 것이 이곳 관계자들의 말이다.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구두공장의 한 직원이 매장에 구두를 진열하고 있다. 이들은 올봄 협동조합을 꾸려 자체 제작 상품 판매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구두공장의 한 직원이 매장에 구두를 진열하고 있다. 이들은 올봄 협동조합을 꾸려 자체 제작 상품 판매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스스로 부담해야 할 고객 서비스 비용을 하청업체에 떠넘긴다는 고발도 있었다. ㅇ제화업체 대표는 “고객 서비스 한다며 신발을 공장으로 보내와 무료 수선을 요구한다. 맞춤화 수준의 품질을 만들어달라면서 납품가는 기성화 가격에 맞추라는 것이다. 여기에 수수료는 40%에 육박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형 제화업체의 ‘횡포’ 때문에 2년 전 거래를 끊었다는 한 제화업체 대표 ㅂ씨는 “연초에 일정액의 구두상품권을 강제로 맡겨놓고 납품 대금으로 처리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20~30% 손해를 보는 ‘깡’을 해서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더는 기능공으로 오지 않고 있는 인력 문제 해결책으로는 ‘기능공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4대 보험 가입 등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30.0%로 가장 많았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다음으로는 외국 노동자 수급(23.3%), 공단 내의 아카데미 등을 통한 충원 시스템 마련(20.0%)의 순서였다. 전통적인 도제시스템을 부활해야 한다는 응답은 2명(6.7%)에 그쳤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76.6%인 23곳이 ‘하청업체’라고 답했다. 1차 하청이 19곳(63.4%), 2차 하청은 4곳(13.3%)이었다. 원청업체는 7곳(23.3%)에 불과했다. 판매경로도 ‘원청업체 납품’이 절반 이상(51.3%)이었다. 이정국 김선식 기자 jglee@hani.co.kr

■ 2013기획 격차사회를 넘어 기획연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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