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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정희·전두환 정권 눈엣가시…수차례 죽을 고비

등록 2009-08-18 15:42수정 2009-08-18 17:36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2분 서거했다. 사진은 1971년 대선을 앞두고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김영삼 후보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1970년 9월 29일 신민당 후보로 선출된 김대중 후보의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2분 서거했다. 사진은 1971년 대선을 앞두고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김영삼 후보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1970년 9월 29일 신민당 후보로 선출된 김대중 후보의 환호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굴곡 많은 일대기〈3〉 시련
박정희 대통령과 맞선 1971년 이후 10여년 동안은 그야말로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다.

박 대통령은 자신에게 위협적 존재로 확인된 정치인 김대중을 그냥 두지 않았다. 대선이 끝난 뒤 총선 지원유세를 다니던 김 전 대통령은 타고 있던 승용차가 대형 트럭에 받히는 바람에 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겼다. 의문의 사고였다. 그는 고관절 변형증으로 지팡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2분 서거했다.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8월8일 일본에서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 직후인 14일 동교동자택에서 납치와 관련한 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1973.8.14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2분 서거했다.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8월8일 일본에서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 직후인 14일 동교동자택에서 납치와 관련한 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1973.8.14

그는 72년 일본에서 10월유신을 맞았다. 귀국을 포기한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민주통일연합(한민통)을 조직해 반유신운동에 나섰다. 그를 제거하기 위해 박정희 정권은 엄청난 공작을 기도했다. 73년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도쿄 시내 호텔에서 그를 납치해 대한해협에 수장시키려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박정희 정권은 그를 동교동 집에 가둬놓고 철저히 감시했다.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74년 12월 가택연금 도중 재야단체인 민주회복국민회의에 참여해 재야활동을 시작했다. 76년에는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투옥됐다가 78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다시 가택연금을 당했다. 가택연금과 투옥의 연속이었다.

79년 10월 정적 박정희 대통령이 갑자기 죽자 그는 잠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12·12 군사 쿠데타와 5·18로 권력을 쥔 전두환 신군부는 그에게 이른바 ‘광주사태’를 배후 조종했다는 혐의로 내란음모죄를 뒤집어씌웠다. 신군부는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 대법원은 81년 그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한 신군부는 무기징역으로, 다시 20년형으로 감형한 뒤 82년 미국으로 강제 출국시켰다. 미국에서도 그는 재미 한국인권문제연구소를 창설하고, 김영삼 총재 단식투쟁 전미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박정희 정권 시절 3선개헌 저지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  1998.01.01  189호
박정희 정권 시절 3선개헌 저지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는 김대중 전 대통령. 1998.01.01 189호

이 시기, 그의 신분은 ‘재야인사’였다. 그는 이 길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다. 그를 재야인사로, ‘민주화의 상징’으로 만든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박정희, 전두환 두 군 출신 대통령이었다.


이유주현 송호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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