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잠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열에 여덟은 “직권상정 처리 반대” 불구
“국민과의 약속” 내세우며 밀어붙이기
노동법 날치기·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
민심 거역땐 ‘국민들이 응징’ 잊지말아야
“국민과의 약속” 내세우며 밀어붙이기
노동법 날치기·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
민심 거역땐 ‘국민들이 응징’ 잊지말아야
한나라당 지도부가 언론관련법 처리와 관련해 국민 여론을 거스르는 밀어붙이기 행태를 보여 안팎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당이든 정치인이든 모든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거나 결단함에 있어서 초지일관해야 한다”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 이번 회기 내에 국민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말했다. 그의 말은 이번 국회 회기 내 강행처리 방침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의원의 ‘언론관련법 반대 표결’ 발언 이후 뒤늦게 야당과 협상에 나섰으나 전망이 불투명한 점에 비춰,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침은 최근의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여론조사기관인 동서리서치가 지난 15일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언론관련법 개정 찬반 물음에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 소유로 공공성이 저해된다’며 반대하는 쪽이 62.9%, ‘시청자 선택권 확장’이라며 찬성하는 쪽이 30.1%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3일 성인 700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관련법 직권상정 처리에 대해 묻자 응답자의 78.9%가 ‘충분한 여론수렴을 위해 처리를 늦춰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야당이 타협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게다가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의 밀어붙이기는 연말연초 ‘1차 입법전쟁’ 때와 비교해도 논란의 여지가 더욱 크다. 홍준표 의원이 이끌던 당시 원내 지도부도 직권상정 처리를 추진하다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타협했다. 당시의 지도부는 이어 ‘여론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국 순회 설명회 등을 진행하는 등 여론 설득 작업도 벌였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부는 민심을 돌리려는 이렇다 할 노력도 없이, 곧바로 다수 의석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민심을 외면한 밀어붙이기는 정치적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가 있을 수 없으며, 그런 밀어붙이기는 반드시 국민들이 나중에 응징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는 과거 실패한 경험으로부터 학습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6년 12월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처리했다가 노동계 총파업에 부닥친 끝에, 이듬해 3월 재개정으로 원상복귀한 전례가 있다.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도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가 거센 후폭풍에 부닥쳤던 사례로 꼽힌다. 최근의 언론관련법 논쟁도 이들 사례처럼 반대 여론이 일종의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여당의 밀어붙이기 행보에 대한 우려가 높다. 박근혜 의원의 문제제기도 당 지도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 행보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미디어법은 가능한 한 여야가 합의하는 게 좋겠다”고 강행처리 방침에 제동을 건 데 이어 19일에는 “본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수정안이 어떤 내용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질 수 있도록 야당과 더 노력할 시간이 남았음에도 한나라당이 직권상정해 관철하려는 것에 대해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20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미디어법 직권상정을 저지할 것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그러나 이런 방침은 최근의 국민 여론과 정면으로 어긋난다. 여론조사기관인 동서리서치가 지난 15일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언론관련법 개정 찬반 물음에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사 소유로 공공성이 저해된다’며 반대하는 쪽이 62.9%, ‘시청자 선택권 확장’이라며 찬성하는 쪽이 30.1%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3일 성인 700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언론관련법 직권상정 처리에 대해 묻자 응답자의 78.9%가 ‘충분한 여론수렴을 위해 처리를 늦춰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야당이 타협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게다가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의 밀어붙이기는 연말연초 ‘1차 입법전쟁’ 때와 비교해도 논란의 여지가 더욱 크다. 홍준표 의원이 이끌던 당시 원내 지도부도 직권상정 처리를 추진하다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타협했다. 당시의 지도부는 이어 ‘여론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국 순회 설명회 등을 진행하는 등 여론 설득 작업도 벌였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부는 민심을 돌리려는 이렇다 할 노력도 없이, 곧바로 다수 의석의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민심을 외면한 밀어붙이기는 정치적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교수(명지대 정치학)는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가 있을 수 없으며, 그런 밀어붙이기는 반드시 국민들이 나중에 응징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는 과거 실패한 경험으로부터 학습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6년 12월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은 노동관계법을 날치기 처리했다가 노동계 총파업에 부닥친 끝에, 이듬해 3월 재개정으로 원상복귀한 전례가 있다. 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도 여론을 무시하고 밀어붙였다가 거센 후폭풍에 부닥쳤던 사례로 꼽힌다. 최근의 언론관련법 논쟁도 이들 사례처럼 반대 여론이 일종의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여당의 밀어붙이기 행보에 대한 우려가 높다. 박근혜 의원의 문제제기도 당 지도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 행보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미디어법은 가능한 한 여야가 합의하는 게 좋겠다”고 강행처리 방침에 제동을 건 데 이어 19일에는 “본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수정안이 어떤 내용인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질 수 있도록 야당과 더 노력할 시간이 남았음에도 한나라당이 직권상정해 관철하려는 것에 대해 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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