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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7시간 넘게 ‘6자회담’…접점 못찾아

등록 2009-07-20 21:05수정 2009-07-21 00:03

여야 21일 수정안 재논의…합의 가능성 불투명
친박 의원들 ‘언론법 직권상정’ 찬-반 엇갈려
언론관련법 처리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온 여야는 20일 만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쉽사리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고흥길 의원과 문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전병헌 민주당 의원, 문방위 소속인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7시간 가까이 6자회담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일단 헤어졌다.

여야는 이날 처음으로 솔직하게 서로의 ‘패’를 내보였다고 한다. 전병헌 의원은 회동 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약간의 절충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대변인도 “이번 회동에선 여야가 솔직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다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문제는 각자 내놓은 ‘약간의 절충안’이 무엇이냐에 있다. 신성범 원내공보부대표는 나경원 간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오늘 협상에서 한나라당이 내놓은 새로운 제안이란 사전 규제의 경우 신문이 방송에 진입할 때 투명한 경영자료를 공개하고 구독률에 의한 제한을 두는 방안이며, 사후 규제로는 매체 합산 점유율로 제한하는 안”이라고 말했다. 신 원내공보부대표는 또 “나경원 간사 말로는 ‘매체 합산 점유율 제한 방식은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표가 이야기한 것과 유사하나 같지는 않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엔 박 전 대표의 의중을 협상안에 어느 정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다.

민주당도 신문사가 지상파방송에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기존 방안에서 한발 물러났다. 시장점유율 10% 미만인 신문사는 지상파채널 지분 소유를 10% 미만으로 제한하는 것을 포함한 절충안을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타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언론법 전쟁의 핵심은 신문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 등 거대 신문사가 보도채널을 가질 수 있느냐인데, 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사활을 걸고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 간부는 “사실 보도채널 문제는 ‘모 아니면 도’ 게임”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입장차가 워낙 커서 힘들다. 내일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는 21일에도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치적 파국을 막으려고 어떻게든 절충을 이뤄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기도 하지만, 일단은 여야 모두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가 더 강해 보인다. 한나라당으로선 “여야 합의가 중요하다”는 박 전 대표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친박 이탈이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야당과는 협상이 불가능하다. 빨리 직권상정해 달라”던 안상수 원내대표가 이날 ‘인내심’을 발휘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파국이 오더라도 그 전까지는 협상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의 단식, 언론노조 파업 등 협상장 밖 동력을 이용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품고 있다.

이유주현 김지은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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