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관식을 앞두고 부인 권양숙 여사가 2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휠체어를 타고 빈소로 향하고 있다. 김해/사진공동취재단
25일 새벽 2시 유족·측근들만 모여 비공개 진행
휠체어 타고온 권양숙씨 “다 놓고 편안히 가세요”
휠체어 타고온 권양숙씨 “다 놓고 편안히 가세요”
[입관식 표정]
수의를 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표정은 세상의 소란을 잠재우려는 듯 평온했다.
25일 새벽 1시30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친지들은 주검이 안치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에서 노 전 대통령의 염습과 입관식을 진행했다. 사저에서 머물던 권씨는 약 30분 동안 진행된 염습이 끝나자 모습을 드러냈다.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린 권씨는 휠체어를 타고 회관에 들어섰다. 검은색 재킷, 회색 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권씨의 얼굴은 수척해보였다. 붉은 눈가에는 눈물이 어려 있었고, 두 손에는 하얀 손수건이 꼭 쥐여 있었다.
새벽 2시부터 시작된 입관식에서 친지들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노 전 대통령은 베로 만든 수의를 입고 있었으며, 잠든 듯 평온한 표정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은 평온했고, 그 모습이 슬퍼서 더 울었다”며 “유족들은 고통스럽게 슬퍼했다”고 말했다. 입관식이 진행되는 동안 염불을 한 정우 스님(통도사 주지)은 “권 여사가 고인에게 ‘다 놓고 편안히 가시라’고 말하며 향을 꽂았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입관식에는 권씨와,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 자녀 노건호·노정연씨 등 유족과 친척, 박봉흠·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과 측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하니뉴스]노 전 대통령 운구…시민들“이럴수가”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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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건호씨와 정연씨, 노 전 대통령의 조카들은 마을회관 안에 별도로 마련된 가족 빈소에서 조문을 온 친지들과 측근들을 맞았다. 빈소는 마을회관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있는 27평 크기의 회의실에 차려져 있다. 빈소 정면에는 담담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제단에 놓여 있고, 천장까지 닿을 듯한 제단에는 국화와 백합꽃이 가득했다. 영정 뒤 자주색 천이 덮인 관에는 영면한 노 전 대통령이 누워 있다. 영정 앞에 놓인 제상은 고인의 유언을 고려한 듯 단출하게 차려졌다. 상복을 입은 건호씨와 정연씨는 영정 오른쪽에 서서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눈물을 많이 흘려 눈 주위가 붉게 변해 있었다. 상주들과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할 말을 잃고 서로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사저와 빈소의 가족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탈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권양숙씨는 23일 실신한 뒤 음식을 제대로 들지 못해 건강 상태가 매우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새벽 노 전 대통령의 입관식 때도 스스로 걷지 못하고 비서진들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빈소로 가서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입관식을 마친 뒤 권씨는 사저로 돌아가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았다.
상주로서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고 있는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도 슬픔과 고통으로 얼굴이 붉게 부어오른 채 말을 잊었다고 빈소를 찾았던 문상객들은 전했다. 그럼에도 이날 건호씨는 일부 시민들에 의해 조문이 막혀 있는 한나라당 쪽 조문객들을 직접 맞아들이겠다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충격과 분노, 슬픔에 휩싸여 있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잘 지켜드리겠다는 생각으로 꿋꿋이 버티고 있다고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전했다.
김해/이경미 정유경 기자 kmlee@hani.co.kr
이날 건호씨와 정연씨, 노 전 대통령의 조카들은 마을회관 안에 별도로 마련된 가족 빈소에서 조문을 온 친지들과 측근들을 맞았다. 빈소는 마을회관 정문을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있는 27평 크기의 회의실에 차려져 있다. 빈소 정면에는 담담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제단에 놓여 있고, 천장까지 닿을 듯한 제단에는 국화와 백합꽃이 가득했다. 영정 뒤 자주색 천이 덮인 관에는 영면한 노 전 대통령이 누워 있다. 영정 앞에 놓인 제상은 고인의 유언을 고려한 듯 단출하게 차려졌다. 상복을 입은 건호씨와 정연씨는 영정 오른쪽에 서서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눈물을 많이 흘려 눈 주위가 붉게 변해 있었다. 상주들과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할 말을 잃고 서로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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