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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자투리땅에 ‘동네 사랑방’ 쓰레기 대신 정이 쌓인다

등록 2008-04-21 21:19

부산진구의 지역운동단체 ‘백양산·동천사랑 시민모임’이 지난해 말 만든 정자 쉼터.
부산진구의 지역운동단체 ‘백양산·동천사랑 시민모임’이 지난해 말 만든 정자 쉼터.
초록 삶터를 찾아서 ③ 부산 개금동의 정자 쉼터
애물단지였던 자투리 땅이 동네 사람들의 휴식 공간으로 거듭났다.

부산시 개금동 개금현대아파트 정문 왼편에는 예쁘장한 정자가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정자 옆에는 잘 가꿔진 화단에서 화초들이 봄볕 아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곳은 부산진구의 지역운동단체 ‘백양산·동천사랑 시민모임’이 지난해 말 만든 쉼터다. 특히 이 쉼터의 정자는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동네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가다 가쁜 숨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휴식처로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입주자 대표 이진수(57)씨는 “나이 드신 분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집까지 가려면 20분을 걸어야 하는데 중간에 쉴 곳이 하나도 없었다”며 “동네 사람들이 정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쉼터가 만들어지기 전 구청 소유였던 50평 땅은 말 그대로 동네의 골칫거리였다. 과자봉지, 비닐, 음료수 병 등 쓰레기 더미가 늘 그득했고, 밤에 행인들이 대소변을 보기까지 해 여름이면 악취가 진동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이 없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회원들과 함께 그곳을 찾아 쓰레기를 치웠던 ‘백양산·동천사랑 시민모임’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시민모임’은 2005년 마을 뒷산인 백양산에 골프장 짓는 걸 반대하면서 만들어진 단체다.

‘시민모임’은 버려진 자투리 땅을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기로 하고 토지공사로부터 사업비를 지원받아 쉼터 만들기에 들어갔다. ‘이웃찾기 운동’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민들의 참여도 유도했다.

주민들의 호응은 높았다.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와 아파트 부녀회가 쓰레기 청소와 쉼터를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개금동에 사는 한 주민은 정자 옆에 조성되는 화단에 심으라며 연산홍 300그루를 기중했고 다른 한 주민은 자신이 다니던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에 이야기해 홍가시나무, 백문동 등 꽃나무 100그루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산진구청과 개금3동사무소는 청소차량을 보내 쓰레기 처리를 도왔다. 골칫거리였던 쉼터 관리 문제는 현대아파트 노치경 관리사무소장이 흔쾌히 맡아주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열린 쉼터 완공식은 마을 잔치로 치러졌다.


‘시민모임’ 민병렬 대표는 “사업 규모는 작지만 버려진 자투리 공간이 동네 공동체의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올해는 부산진구의 재래시장인 놀이터 시장 살리기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권복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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