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을 기반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펴고 있는 KIVA
온라인 마이크로크레딧사업 ‘키바’
40개국 1200만달러 후원…상환율 99.86%
프로그래머 부부 봉사 바탕, 지구촌 ‘단합’ 기술의 발전은 기부 문화에도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웹2.0을 기반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펴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키바(kiva.org)가 대표적입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은 가난한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종잣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일을 말합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홈피 들어가 돕고 싶은 사람 클릭해 신용카드 결재로 ‘대출’
키바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뤄집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이 돕고 싶은 사람을 선택한 뒤 일정액(1구좌당 25달러)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됩니다. 이 돈은 페이팔이라는 회사의 후원을 통해 송금수수료 없이 현지에서 키바와 협력해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하는 단체로 보내져 필요한 이에게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키바는 다른 구호단체에서 20~40%에 이르는 ‘전달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키바의 또 다른 특징은 후원자가 내는 돈이 기부금이 아니라 대출금이라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마이크로크레딧 단체들은 기부금을 모아 만든 기금으로 돈을 빌려줍니다. 하지만 키바를 통해 빌려주는 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을 돌려받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줄 수도 있습니다. 도움 필요한 이웃 정보 자세히…어떻게 쓰이는지도 실시간 이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키바의 마이크로크레딧은 독특합니다. 먼저 키바는 후원자와 도움을 받는 이가 인터넷을 통해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타지키스탄, 페루, 캄보디아, 에콰도르, 우간다 등 도움이 필요한 여러 나라의 가난한 지구촌 이웃들의 모습과 그 사람의 처지, 어떤 사업을 하려고 하며 그에 필요한 돈은 얼마인지가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를 현지에서 돕고 있는 필드파트너라고 불리는 단체에 대한 소개와 그 단체의 신뢰도까지 별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키바와 협력하는 필드파트너는 세계 43개국에 93개 단체나 됩니다. 이들은 키바를 대신해 돈을 빌려간 사람의 사업을 돕습니다. 키바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적어도 1000회 이상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수행하고, 적어도 2~3년 동안 활동 이력이 있어야 하며, 해당 국가에서 활동에 문제가 없는 법적 등록 단체여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후원자는 홈페이지에 떠 있는 그런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후원할 대상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후원자가 돈을 송금하면 홈페이지에는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후원자의 이름과 사진도 게재됩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후원자들은 자신이 빌려준 돈이 어떻게 쓰이고 빌려간 사람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메일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알게 됩니다. 생선가게 500달러 대출이 시초…세계 언론들 “기부 문화 새 장” 참 독특한 모델이죠? 키바는 <파이낸셜타임스> <유에스에이투데이> <보스턴글로브> <시드니모닝헤럴드> <로이터> <에이비시> <알 자지라> 등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부 문화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2006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최고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키바의 모델은 성공했을까요? 물론입니다. 올해 4년째를 맞고 있는 키바는 2005년 3월말 우간다의 한 여성이 생선 가게를 차리는 데 필요한 500달러를 처음으로 대출한 뒤 지금까지 25만명의 후원자를 확보해 40개 나라에 1200만 달러를 빌려줬습니다. 빌려간 돈은 잘 갚을까요? 놀라지 마십시오. 키바의 대출금 상환율은 99.86%입니다. 세계 어느 금융기관도 대출금 상환율이 이처럼 높지 않습니다. 이런 신용이 바탕이 되어 키바의 후원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키바는 2010년까지 대출금액이 1억달러를 넘어서고, 2020년이 되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바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을까요? 2006년 키바의 조사에 따르면 후원자의 연령대는 25살에서 60살까지 다양합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조금 더 많습니다. 후원자의 65% 가량은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25달러라는 적은 금액 때문인지 후원자의 폭은 소득, 계층, 연령대별로 무척 다양하다고 합니다. 구글, 유튜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20개 기업 도와 키바를 만든 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매트 플래너리와 제시카 플래너리 부부입니다. 제안자는 아내 제시카였습니다. 그는 스탠포드대 재학시절 방글라데시에서 빈민들의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금융기관 그라민 은행을 만들어 나중에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무하마드 야누스의 강연을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곧바로 동아프리카로 날아가 3개월 동안 지역 개발운동에 참여하면서 마이크로크레딧의 힘과 그 힘이 낳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현장을 눈으로 확인합니다. 이어 남편 매트도 함께 참여해 부부는 1년 동안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지에서 일하며 아이디어를 벼린 뒤 귀국해 키바를 만들었습니다. 키바는 동아프리카에서 쓰이는 스와힐리어로 단합이라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가욋일로 시작했지만 1년 뒤 남편 매트는 회사를 그만두고 키바에 전적으로 매달렸고 아내 제시카도 뒤를 이었습니다. 지금은 20명이 넘는 상근활동가가 키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번역 자원봉사자 120명과 컴퓨터 에디팅 자원봉사자 30여 명 등 2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후원도 생겨 매트가 일했던 페이팔을 비롯해 구글, 유튜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20개에 가까운 기업이 키바를 뒤에서 돕고 있습니다. 단합이라는 말의 뜻처럼 키바는 이제 지구촌 이웃들이 힘을 합해 서로를 돕는 선한 네크워크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키바 홈페이지에 떠 있는 말처럼 (제3세계의 가난한 이웃의) ‘인생을 바꿔주는 대출’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프로그래머 부부 봉사 바탕, 지구촌 ‘단합’ 기술의 발전은 기부 문화에도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웹2.0을 기반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펴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키바(kiva.org)가 대표적입니다. 마이크로크레딧은 가난한 이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종잣돈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일을 말합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홈피 들어가 돕고 싶은 사람 클릭해 신용카드 결재로 ‘대출’
키바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이뤄집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신이 돕고 싶은 사람을 선택한 뒤 일정액(1구좌당 25달러)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됩니다. 이 돈은 페이팔이라는 회사의 후원을 통해 송금수수료 없이 현지에서 키바와 협력해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하는 단체로 보내져 필요한 이에게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키바는 다른 구호단체에서 20~40%에 이르는 ‘전달비용’을 크게 줄였습니다. 키바의 또 다른 특징은 후원자가 내는 돈이 기부금이 아니라 대출금이라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마이크로크레딧 단체들은 기부금을 모아 만든 기금으로 돈을 빌려줍니다. 하지만 키바를 통해 빌려주는 돈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을 돌려받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줄 수도 있습니다. 도움 필요한 이웃 정보 자세히…어떻게 쓰이는지도 실시간 이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키바의 마이크로크레딧은 독특합니다. 먼저 키바는 후원자와 도움을 받는 이가 인터넷을 통해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타지키스탄, 페루, 캄보디아, 에콰도르, 우간다 등 도움이 필요한 여러 나라의 가난한 지구촌 이웃들의 모습과 그 사람의 처지, 어떤 사업을 하려고 하며 그에 필요한 돈은 얼마인지가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와 함께 그를 현지에서 돕고 있는 필드파트너라고 불리는 단체에 대한 소개와 그 단체의 신뢰도까지 별표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키바와 협력하는 필드파트너는 세계 43개국에 93개 단체나 됩니다. 이들은 키바를 대신해 돈을 빌려간 사람의 사업을 돕습니다. 키바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적어도 1000회 이상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수행하고, 적어도 2~3년 동안 활동 이력이 있어야 하며, 해당 국가에서 활동에 문제가 없는 법적 등록 단체여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후원자는 홈페이지에 떠 있는 그런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후원할 대상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후원자가 돈을 송금하면 홈페이지에는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후원자의 이름과 사진도 게재됩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후원자들은 자신이 빌려준 돈이 어떻게 쓰이고 빌려간 사람의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메일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알게 됩니다. 생선가게 500달러 대출이 시초…세계 언론들 “기부 문화 새 장” 참 독특한 모델이죠? 키바는 <파이낸셜타임스> <유에스에이투데이> <보스턴글로브> <시드니모닝헤럴드> <로이터> <에이비시> <알 자지라> 등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부 문화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2006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이 선정한 올해의 최고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키바의 모델은 성공했을까요? 물론입니다. 올해 4년째를 맞고 있는 키바는 2005년 3월말 우간다의 한 여성이 생선 가게를 차리는 데 필요한 500달러를 처음으로 대출한 뒤 지금까지 25만명의 후원자를 확보해 40개 나라에 1200만 달러를 빌려줬습니다. 빌려간 돈은 잘 갚을까요? 놀라지 마십시오. 키바의 대출금 상환율은 99.86%입니다. 세계 어느 금융기관도 대출금 상환율이 이처럼 높지 않습니다. 이런 신용이 바탕이 되어 키바의 후원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키바는 2010년까지 대출금액이 1억달러를 넘어서고, 2020년이 되면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바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을까요? 2006년 키바의 조사에 따르면 후원자의 연령대는 25살에서 60살까지 다양합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조금 더 많습니다. 후원자의 65% 가량은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25달러라는 적은 금액 때문인지 후원자의 폭은 소득, 계층, 연령대별로 무척 다양하다고 합니다. 구글, 유튜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20개 기업 도와 키바를 만든 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매트 플래너리와 제시카 플래너리 부부입니다. 제안자는 아내 제시카였습니다. 그는 스탠포드대 재학시절 방글라데시에서 빈민들의 자립을 돕는 소액대출금융기관 그라민 은행을 만들어 나중에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무하마드 야누스의 강연을 듣고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곧바로 동아프리카로 날아가 3개월 동안 지역 개발운동에 참여하면서 마이크로크레딧의 힘과 그 힘이 낳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현장을 눈으로 확인합니다. 이어 남편 매트도 함께 참여해 부부는 1년 동안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 등지에서 일하며 아이디어를 벼린 뒤 귀국해 키바를 만들었습니다. 키바는 동아프리카에서 쓰이는 스와힐리어로 단합이라는 뜻입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가욋일로 시작했지만 1년 뒤 남편 매트는 회사를 그만두고 키바에 전적으로 매달렸고 아내 제시카도 뒤를 이었습니다. 지금은 20명이 넘는 상근활동가가 키바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번역 자원봉사자 120명과 컴퓨터 에디팅 자원봉사자 30여 명 등 2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후원도 생겨 매트가 일했던 페이팔을 비롯해 구글, 유튜브,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20개에 가까운 기업이 키바를 뒤에서 돕고 있습니다. 단합이라는 말의 뜻처럼 키바는 이제 지구촌 이웃들이 힘을 합해 서로를 돕는 선한 네크워크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키바 홈페이지에 떠 있는 말처럼 (제3세계의 가난한 이웃의) ‘인생을 바꿔주는 대출’에 동참해보시지 않겠습니까?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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