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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겨레’만 뺀 삼성중공업 ‘대국민 사과’ 광고

등록 2008-01-22 22:04수정 2008-01-23 11:48

사고원인 ‘기상악화’ 돌리고 “방제에 전력 다해”
태안 원유유출 사고를 낸 삼성중공업이 22일 임직원 일동 명의로 전국 일간지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대표이사 사장 김징완 외 임직원 일동’ 명의로 된 짤막한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 조속히 회복되고 서해 생태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문은 사고의 원인을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돌리고 “사고 직후 저희들은 현장 방제활동에 전력을 다해 왔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사과광고를 조선·중앙·동아·경향·한국 등 모든 일간신문에 게재했으나, <한겨레>에는 싣지 않았다. 삼성 계열사들은 <한겨레>가 이건희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집중 보도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석달째 <한겨레>에 대한 광고 게재를 전면 중단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대국민 사과문을 한겨레에만 싣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삼성그룹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한겨레에 대한) 광고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이 결정이 그룹 차원에서 내려진 것임을 분명히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는 처음에는 “자체 판단으로 한겨레엔 광고를 안주기로 했다”고 말했으나, 나중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미안하다”는 등의 답변을 하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차라리) 이유도 제대로 못대고 횡설수설했다고 써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김재영 충남대 교수는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발표 성격의 사과문을 특정 언론에만 싣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사과의 진정성도 문제려니와 결국 비판 언론 길들이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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