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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자금 대선전 수십억씩 빠져나가…어디로?

등록 2006-04-28 19:46수정 2006-04-29 02:27

2002년에 가장 많이 조성…480억
“용처싸고 대선자금 재수사 불가피”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이 2002년 대선 기간에 집중적으로 조성돼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가 대선자금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2002년 대선자금을 다시 건드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만, 비자금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대선자금 재수사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몽구(68) 현대차그룹 회장의 혐의 중 눈길을 끄는 대목은 1200억여원의 비자금 가운데 2002년 현대차 본사에서 조성한 돈이 168억원, 글로비스의 비밀금고에 들어왔던 돈이 311억원으로, 여느 해보다 많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9~12월 글로비스에서 네차례에 걸쳐 20억~52억원씩 약 170억원이 빠져나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가 대선 직전 수십억원씩 뭉텅이로 비자금을 쓴 사실은 이 돈이 대선자금으로 정치권에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현대차 계열사의 임직원도 최근 검찰에서 “글로비스의 비밀금고에 있던 돈의 일부가 대선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대선자금 수사 때 현대차에서 한나라당에 건넨 100억원의 출처가 분명히 규명되지 않은 것도 재수사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시 검찰과 현대차는 20억원만 현대캐피탈에서 조성한 비자금이고, 80억원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돈이라고 주장했으나 의혹은 계속돼 왔다. 검찰은 당시 현대차가 민주당 쪽에는 임직원들 이름으로 6억6천만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조성 내역과 사용 시기를 보면, 2002년 대선 당시 현대차가 정치권에 건넨 돈의 규모가 훨씬 컸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이 비자금의 사용처 수사를 통해 이런 의혹을 명쾌하게 규명할지는 미지수다. 일단 수사팀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글로비스의 비밀금고에서 발견된 비자금이 ‘대선 잔금’이라는 한나라당 내부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금시초문”이라고 펄쩍 뛰었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선자금 수사는 우리로서는 밥맛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선자금 재수사가 검찰로서는 별로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 본사나 글로비스의 비자금이 대선자금으로 쓰인 것이 밝혀지면 대선자금 수사 때 돈의 출처를 철저히 캐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정치권의 반발도 부담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정치공방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수사 초기 “비자금 사용처는 신중하고 조용히 물밑에서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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