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고 지목 받은 서울중앙지법 박병곤 판사에게 대법원이 주의 조처를 했다.
법원행정처는 16일 “해당 법관의 임용 후 SNS 이용과 관련해 법관징계법, 법관윤리강령,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 의견 등에 위반되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위원 대다수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법원 감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법관 임용 후 SNS에 게시된 일부 글 중 정치적 견해로 인식될 수 있는 글을 올린 부분에 관해 소속 법원장(김정중 서울중앙지법원장)을 통해 엄중한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박 판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징역 6월을 선고하자, 일부에서는 박 판사의 과거 SNS 글을 토대로 그의 정치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등은 박 판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에서 진 지난해 3월 직후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는 글을 SNS에 썼다며, 박 판사가 법관 윤리강령 7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과도한 비난이 제기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정치권에서 판사 임용 뒤 글을 찾아내 계속 비판을 이어가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대법원은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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