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했던 유남석 헌법재판관(소장)의 퇴임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25년 4월까지 6명의 헌법재판관이 추가로 교체될 예정이어서 헌재의 보수화는 다소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기준 헌법재판소는 유남석·문형배·이미선·김기영 재판관 등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명 및 추천 몫 4명, 이종석·이영진 등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추천 몫 2명, 이은애·김형두·정정미 등 대법원장 지명 몫 3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유 소장이 퇴임하고, 그 자리를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할 재판관이 채울 예정이라 향후 구도는 야권 몫 3명, 여권 몫 3명, 대법원장 몫 3명으로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4월까지 재판관 6명이 추가로 교체되면, 헌재의 보수화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9월에는 이은애 재판관이, 10월엔 이종석·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2025년 4월에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한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지명 몫인 이은애 재판관 후임은 새 대법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 지명 몫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다. 이 자리에 보수적 인물들이 순차적으로 임명되면 헌재 지형이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여권과 야권의 구도는 대법원장 지명 3자리를 제외하면 4~5 대 1~2가 된다. 이종석·김기영 재판관은 각각 여야가 추천했기 때문에 후임도 비슷한 색채의 인물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 합의 몫으로 임명된 이영진 재판관의 후임 추천에는 총선 뒤 국회 상황이 주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영진 재판관은 여야 3당 합의에 따라 바른미래당 추천 몫으로 임명됐다.
대법원장 지명 3자리는 진보적 정권의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이 있다. 헌법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는 “대법원장 지명은 ‘판례의 계속성’ 유지를 고려하기 때문에 정치 성향이 뚜렷하지는 않더라도 법리적으로는 보수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은애·김형두·정정미 재판관도, 정정미 재판관은 중도·진보적 의견을 냈다고 평가받았지만 이은애·김형두 재판관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할 새 대법원장이 지명할 3명의 헌법재판관도 보수적일 가능성이 크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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