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19일 “사법 독립을 수호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대법원장’이 되라고 (임명 제청)'한 게 아니냐”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친분을 언급하며 ‘사법부 독립’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반면 여당 쪽에서는 ‘지나친 억측’이라는 반박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윤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이 있는데, 과연 사법부의 독립을 이룰 만한 적임자가 될 것인지(이다)”라고 말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깜깜이 지명’으로 이 자리에 있다”며 “유사한 경력을 가진 수백 명의 법조인 중에서 왜 이 후보자가 ‘대법원장 적임자’인지를 후보자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친한 친구의 친한 친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임지가 같아서 얼굴 몇 번 본 게 친구인가. 그럴 것 같으면 바이든도 내 친구다. 그런 식의 억측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두둔했다.
이 후보자는 검찰의 이재명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김승남 민주당 김승남 의원 질문에는 “정치가 ‘타협의 미학’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정치 보복’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날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자료 미제출에 대한 지적들이 쏟아졌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제공을 미동의하거나 임의로 5년을 한정해서 자료를 제출했다”며 “숨길 것이 많고 감출 것이 많은 사람은 사법부의 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요청하는 자료는 과도하다”며 “‘답정너’식으로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 말씀을 통해 “사법행정사무의 감독권이 지나치게 행사되거나 아니면 방임적으로 적절하게 행사되지 않아 사법 신뢰 상실의 한 요인이 됐던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며 “(대법원장이 된다면) 사법행정사무의 감독권을 헌법 정신에 맞게 적절하게 행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