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서울 시내를 범행장소로 지목한 ‘살인 예고’ 글이 11건 올라와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찰은 협박 글에 언급된 강남권 지하철역 인근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날 저녁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잠실역·강남역 등을 거론하며 살인을 예고한 글이 이날 오전 기준 11건이 올라와 작성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강력팀과 인근 지구대 인력 등은 범행 예고 장소로 지목된 잠실역·한티역·강남역과 클럽 밀집지역, 학교 인근을 순찰하며 범죄 정황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소방당국도 공조요청을 받고 인력과 차량을 배치했다. 롯데물산은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타워가 잠실역과 연결된 점을 고려해 자체 경비인력을 동원해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
인터넷에 범행 예고 장소로 쓴 지역은 대부분 강남 번화가 일대다. 전날 저녁 7시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 죽일 거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밤 11시께에는 한 이용자가 디시인사이드 한석원 갤러리에 “내일 밤 10시에 한티역에서 칼부림 예정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4일 새벽 2시 무렵엔 또 다른 갤러리에 “오늘 오후 7시에 강남역에서 100명 죽일 예정”이라는 제목으로 “강남역 사거리에서 트럭으로 사람들을 밀어버리고 흉기로 찌르면 재밌을 것 같다”는 내용의 글 등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이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작성자를 검거했거나 추적 중인 살인예고 글은 모두 21건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2건은 검거했고 19건은 추적 중이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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