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흉기 난동 사건에 앞서 용의자가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 4명이 부상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합뉴스
3일 오후 5시56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플라자 1층에서 20대 남성 1명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10여명이 다쳤다. 앞서 이 남성이 타고온 것으로 추정되는 승용차가 에이케이플라자 인근 도로에서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치었다.
목격자들 말을 종합하면, 검정색 점퍼 차림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남성 1명이 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쇼핑몰인 에이케이플라자에 뛰어들어 흉기를 휘둘렀다. 이 남성은 쇼핑몰 1층과 2층을 오가며 범행을 벌였다.
사건 당시 119에는 “남자가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는 내용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이날 6시5분께 용의자 1명을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목격자 허아무개(25)씨는 “친구를 만나러 나왔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뒤엉켜 달아나다가 넘어져 다치기도 했다. 현장이 너무 끔찍히 혼비백산해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 이아무개(27)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던 범인이 갑자기 흉기를 꺼내 보안요원을 찔렀다”며 “많은 사람들이 있는, 밝은 곳에서 이런 범행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흉기에 찔려 다친 사람은 9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가까운 분당제생병원 등으로 옮겨졌다. 인근 분당구청에는 닥터헬기까지 출동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분당제생병원에 실려온 피해자 3명은 복부와 등, 옆구리 등을 심하게 찔려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 병원 김경호 총무팀장은 “피해자들에 대한 응급조처는 끝났으나, 갑작스런 사건으로 충격이 심해 안정화 과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백화점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일어난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으로 분당구청에서 대기 중인 닥터헬기. 독자 제공
흉기 난동에 앞서 피의자는 차량을 몰고 서현역 역사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4명을 잇따라 들이받았다. 부상자들은 모두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이다. 차량에는 용의자 외에 다른 사람은 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는 인도 돌진 당시 충격으로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곧바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붙잡힌 남성을 상대로 범행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붙잡힌 피의자는 20대 초반으로 배달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서 “여러명으로부터 집단 청부살인을 오래전부터 당했다. 이것을 공론화해서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의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흉기 난동이 발생한 현장에 경찰특공대원들이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김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