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플라자에서 한 남성이 불특정 다수 시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플라자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십여 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사건 현장을 지키며 피해자를 지혈한 청소년이 주목받고 있다.
윤도일(17)씨는 4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에이케이 플라자 5번 출구 쪽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대피하길래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서 그쪽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윤씨는 “(사건 당시) 다들 뒤를 보고 도망치는데, 저는 반대 방향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달려갔다”며 이때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피해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의식이 없어지기 직전이었다. 배 쪽을 압박해서 지혈을 세게 했었고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윤씨는 범인이 사건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지혈을 계속했다. 윤씨는 “지혈하고 있는 도중에 왼쪽에서 범인이 다시 광장 쪽으로 오려고 하다가 경찰을 보고 도망쳤다”며 “다시 범인이 올까 봐 좀 겁이 나기도 했지만, 경찰을 믿고 계속 지혈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윤도일씨.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갈무리
윤씨는 피해자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대신 받아 “서현역에서 칼부림이 발생했는데 따님분이 안타깝게도 찔렸다. 어머니께서 (딸이) 구급차 타고 가는 것을 보셔야 할 것 같다”고 상황을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피해자의 가족이 도착해 피해자와 함께 구급차를 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3일 오후 5시 59분께 에이케이(AK)플라자에서 1~2층에서 최아무개씨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흉기 난동 직전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 범행으로 20~70대 시민 14명이 차량에 치이거나 흉기에 찔려 다쳤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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