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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양평 종점’ 옆 김건희 일가 땅, 반경 5㎞ 안에 ‘축구장 5개 크기’

등록 2023-07-07 19:12수정 2023-07-09 16:32

재산공개 때보다 17곳 많은 29개 필지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끝낸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그 가족이 보유한 땅이 있는 곳으로 종점을 변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변경된 종점 인근의 김 여사 가족 땅은 알려진 것보다 17필지 많은 29필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한겨레>가 등기부등본 열람을 통해 확인한 사실을 종합하면, 김 여사 가족은 변경된 종점인 ‘양평군 강상면’(남양평 나들목(IC)와 양평JCT(가칭)) 반경 약 5㎞ 안에 토지 29필지, 3만9394㎡(1만1917평)을 소유하고 있었다. 축구장 5개 크기인데, 재산 공개 당시 김 여사 가족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양평 일대 필지보다 17곳 더 많다. 12필지는 상속, 17개 필지는 매매를 통해 취득됐다.

이들 땅은 모두 김 여사 본인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 그리고 형제 3명이 단독 혹은 공동으로 소유했다. 김 여사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 개발회사 ‘이에스아이엔디(ESI&D)’도 양평 일대에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 해당 회사는 특혜 의혹이 있었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회사로, 현재 수원지검은 공흥지구 사업시행사 대표인 김 여사의 오빠를 수사 중이다.

김건희 일가 양평 땅 현황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9개 필지를 주소별로 보면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 20개 필지 △양평읍 양근리에 4개 필지 △공흥리에 3개 필지 △백안리에 2개 필지가 분포돼 있다. 강상면 땅은 정부가 추진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지와 약 500m 거리에 있다. 나머지 9개 필지 역시 강상면에서 직선으로 3~4㎞ 정도 떨어져 있으며, 차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토지를 사용 목적별로 살펴보면, 임야가 2만9526㎡로 가장 넓었다. 농사용 토지(답)가 3384㎡로 두번째로 많았고, 아파트 등 주거 시설, 상가와 같은 상업 시설을 지을 수 있는 토지(대지)가 2614㎡로 뒤를 이었다. 창고용지와 도로는 각각 2498㎡, 1372㎡였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은 대부분 매매를 통해 취득됐으며, 매매는 2005~2007년, 2016~2019년 사이에 주로 이뤄졌다. 임야를 도로로 바꾸는 등 토지 형태를 바꾸는 형질 변경은 모두 11차례 이뤄졌다.

특히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양근리와 공흥리 일대 땅은 종점 변경으로 상당한 수혜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상면 종점과 불과 1㎞ 떨어진 곳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남양평나들목(IC)이 있는데, 바뀐 종점대로 고속도로가 진행될 경우 ‘양근리·공흥리→남양평나들목→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애초 원안인 양서면 종점대로라면 남양평나들목까지 약 8㎞를 달려야 한다. 국토부 변경 노선대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통과돼 2025년 착공이 이뤄진다면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상당한 토지가치 상승 수혜를 입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국토부는 2017년부터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경기 하남시 감일동과 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2021년 4월 기획재정부의 예타를 통과한 고속도로 사업은 지난해 3월 진행된 타당성조사와 같은해 6월에 있었던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공고에도 모두 양서면이 종점으로 적혀 있다. 주말이면 몰리는 관광객들로 꽉 막히는 양평 두물머리 인근인 양서면에 종점이 생길 경우 주민들이 겪는 교통난도 다소 해소된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국토부가 지난 5월 8일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에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전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해당 사업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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