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이 지난해 9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 사태’ 주범으로 수감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도주할 계획을 세우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 전 회장의 친누나는 도주를 도운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준동)는 김 전 회장의 도주 계획을 도운 친누나 김아무개씨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친누나 김씨는 피구금자 도주원조미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6일 오전 10시30분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갈 때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다른 차량을 이용해 도망칠 계획을 세웠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같은 구치소 수감자에게 “탈옥에 성공하면 20억원, 30억원도 더 주겠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어 밖에 있는 친누나가 수감자 지인을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건넸다.
김 전 회장은 법정 출석 때도 탈주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동료 수감자와 면회 온 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이러한 내용을 파악했다. 이에 검찰은 전날 있었던 항소심 재판에서 교도관 등 인력을 수십명 동원하기도 했다.
검찰은 수감자 지인의 신고로 김 전 회장의 도주 계획을 포착하고 지난 3일 친누나를 체포했다. 그러나 실제 도주를 시도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해 11월11일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친 적도 있다. 그때도 친누나 김씨가 김 전 회장의 도주를 도왔다. 올해 2∼3월께 귀국한 김씨는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한 차례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김 전 회장은 올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의 횡령 및 사기 피해금액은 1258억원에 달한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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