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회장이 지난해 9월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관련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피고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11월 도주할 당시 도움을 준 조카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다른 조력자 2명에게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7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의 조카 김아무개(35)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아무개(48)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아무개(46)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박 판사는 조카 김씨에 대해 “김 전 회장의 전자장치를 절단해 전자장치 제도를 무력화하고, 도주 행적을 허위로 진술해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 김 전 회장 검거에 기여한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조카 김씨는 지난해 11월11일 1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이 결심 공판을 앞두고 도피하는 것을 도왔다. 그는 김 전 회장을 인적이 드문 경기 하남시 소재 팔당대교 남단 부근까지 차량으로 태워서 갔고, 김 전 회장은 이곳에서 보석 조건으로 부착한 전자팔찌를 끊고 달아났다. 김씨는 친족으로 범인도피죄가 적용이 안 돼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홍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죄질이 좋지 않으나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뒤늦게나마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홍씨는 2019년 1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도망친 김 전 회장을 서울 강남의 호텔에 숨겨주고,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된 김 전 회장에게 대포폰을 개통해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김씨에게는 도주 직후인 지난해 11월13일 김 전 회장과 통화하며 그의 측근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가 적용됐다.
김 전 회장의 선고 공판은 8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돼야 할 범죄자”라며 징역 40년과 추징금 774억354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청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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