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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숨진 20대 임대인’ 배후 4명 구속…6개 조직 ‘범단죄’ 첫 적용

등록 2023-06-08 10:00수정 2023-06-08 10:08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2차 중간결과 발표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해 12월 자신의 월세방에서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임대인 송아무개(27)씨. 등록 임대사업자였던 숨진 송씨 명의로 된 빌라는 185채에 달했다. 송씨로부터 전세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는 모두 64명으로, 피해액은 92억원이었다. 경찰은 송씨를 명의를 빌려주고 수수료를 챙긴 ‘바지 임대인’으로 보고 배후를 추적해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사 결과, 컨설팅업자 ㄱ(32)씨와 중개업자 등 9명이 공모해 전세사기를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ㄱ씨 등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구속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7월2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10개월 동안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을 벌여 ㄱ씨를 비롯한 2895명을 검거해 288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 기간 1만300여채를 보유한 10개 ‘무자본 갭투자’ 조직과 788억원을 가로챈 21개 ‘전세자금대출 사기’ 조직 등 모두 31개 조직을 검거했다. 특히 이 가운데 6개 조직(41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최초로 전세사기 사건에 의율했다.

검거 인원(2895명)을 세부유형별로 보면, 허위 보증·보험 1471명, 무자본 갭투자 541명, 불법 중개행위 486명 등 차례였다. 특히 경찰은 공인중개사 486명을 검거하고, 부동산 감정평가액을 고의로 부풀린 혐의를 받는 불법 감정행위자 45명을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시도청별로 보면 경기남부청(275건·651명)이 검거 건수와 인원이 가장 많았고, 서울청(137건·623명), 인천청(80건·389명) 등 전세물건이 많은 수도권에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청(69건·103명), 울산청(68건·207명), 부산청(66명·274명), 경남청(60건·87명) 등 대도시가 뒤를 이었다.

피해자와 피해액은 각각 2966명과 4599억으로, 지난 2월 발표한 1차 중간단속 결과보다 각각 2.4배, 1.9배 가량 크게 늘었다. 20∼30대 피해자(54.4%)는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피해 금액이 1억원 이하인 피해자(46.5%)는 50%에 육박했다. 이 기간 법원에서 인용된 범죄수익보전액은 56억1천만원이다. 이는 지난 1차 단속보다 10.2배 증가한 수치다.

김현수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계장은 “6개 조직에 대해 전세사기 사건으로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처음 적용했다. 또 임대인이 숨지더라도 배후 세력을 밝혀내는 데까지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불법감정과 관련해 처음으로 45명을 입건하는 등 업계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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