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가구가 많은 한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내부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이 약 10개월간 이어진 결과 2895명이 검거되고 288명이 구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피해자는 2996명이고 피해 금액은 459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대검찰청은 8일 이런 내용의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특별단속은 지난해 7월25일부터 오는 7월24일까지로,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단속 시작일부터 지난 5월28일까지만 대상으로 집계·분석한 것이다. 검거된 2895명 중에 1471명이 금융기관 전세자금대출 등 공적 기금을 소진하는 ‘허위 보증·보험’ 범죄 피의자였고, 514명이 조직적으로 보증금이나 리베이트를 편취한 ‘무자본 갭투자’ 범죄 피의자였다. 또 법정 초과 수수료, 중요사항 미고지 등 불법 중개행위 피의자 486명 등이 검거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적으로 10만300여채를 보유한 10개 ‘무자본 갭투자’ 편취 조직과, 허위 전세계약서로 공적 자금 성격의 전세자금 대출금 약 788억원을 가로챈 21개 전세자금대출 사기조직 등 총 31개 조직을 일망타진했다”며 “특히 6개 조직 41명에 대해서는 ‘범죄단체·집단’(형법 114조)이 처음으로 적용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해자는 2996명, 피해 금액은 4599억원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35.6%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가 18.8%로 뒤를 이었다. 20∼30대 피해자가 전체 피해자의 54.4%로 절반을 넘는 셈이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빌라 등 다세대주택이 57.2%, 오피스텔이 26.2%를 차지했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억∼2억원이 33.7%, 5천만원∼1억원이 33.3%, 2억∼3억원이 14.1%, 5천만원 이하가 13.2%, 3억원 이상이 5.7%였다.
검찰 또한 전국 검찰청에 전세사기 전담 검사 71명, 전담 수사관 112명을 지정해 책임수사를 실시하는 등 전세사기에 대한 엄정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부터는 수도권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7개 권역에 ‘검·경 지역 핫라인’을 구축해 수사기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단속은 국토교통부의 전세사기 의심사례 선별과 수사의뢰로 시작되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2020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거래신고가 된 빌라, 오피스텔, 저가 아파트거래 가운데 전세사기가 의심되는 거래 2091건을 추출하해 1322건에서 조직적 전세사기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총 12차례에 걸쳐 전세사기 의심자 관련자 970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이후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선 것이다. 국토부의 조사에는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사례도 활용됐다.
국토부는 수사의뢰와 별개로 조사 중 포착된 신고가격 거짓신고 등의 사례 316건을 국세청에 통보했다고도 밝혔다. 거래신고법 위반이나 자료제출 불응 등 1164건은 지방자치단체로 통보됐다. 국토부는 하반기에는 분석 대상을 4만여건으로 대폭 확대해 수사에 도움이 될 자료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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