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조합으로부터 500억원의 보상금을 받고 이주에 합의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입장을 바꿔 “교회를 이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10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네 주민들의 편리를 봐 드리기 위해 손해를 봐가면서 (보상금) 500억원에 합의했던 것”이라며 “안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교회 이주 결정을 번복한 배경으로 그간 나온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꼽았다. 지난 2006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장위 10구역에 있던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가 산정한 감정가(82억)의 6배가 넘는 536억원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해 ‘알박기’란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 재개발 조합 쪽이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1·2·3심 모두 패소하고도, 신자들을 동원해 6차례나 강제집행을 막으며 버텼고 결국 500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하지만 전 목사는 이에 대해 “1954년도에 지어진 교회를 알박기라고 하냐”고 되물으면서 “500억 (보상금) 가지고 이런 교회를 어디 가서 짓느냐. 그런데도 주민들 편리를 생각해서 사인했더니 (언론이) ‘전광훈 목사가 주민들을 압박해 500억을 착취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왜 당신들을 위해서 500억에 합의를 해주고도 착취범이 돼야 하느냐. 전부 언론사들이 몰고 간 것”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전 목사는 “서울시의 조례안을 보면 종교부지는 존치가 원칙이다. 대통령도 못 바꾼다”며 “재개발조합 쪽에서 교회 (이전이) 필요하면 교회가 원하는 자리, 교회가 원하는 평수, 대체시설 등을 다 해주기로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가 최근 재개발지역 내 건물을 매입하려고 한 것을 두고 일부 언론이 ‘제2의 알박기 시도’라며 비판한 데 대해서도 “(사랑제일교회가) 얼마나 큰 교회냐. (대체시설 마련을 위해) 빌딩을 산 것인데 기자들이 (알박기라고) 썼다”며 “이 모든 책임은 언론사가 져야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는 장위8구역 내 사우나 건물과 주차장 등을 종교시설로 쓰기 위해 매입하려고 했지만, 성북구청이 토지거래를 불허하면서 무산됐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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