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을 겨냥해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 목사가 홍 시장에 대해 “이 자식” 등 비속어를 사용해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밤 페이스북에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않게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제력을 잃고 거친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라며 이렇게 썼다. 홍 시장은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며 “아울러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한때 반 문재인 전선에서 공동투쟁을 했던 터라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젠 같이 논쟁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더 이상 대꾸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목사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너 알아 티브이(TV)'에 출연해 홍 시장을 향해 “이 자식”, “홍준표씨 인정할 건 인정하자. 솔직히 우리가 광화문 운동 안 했으면 정권교체가 됐냐고요, 안 됐잖아, 지금 와서 광화문을 타격(공격)해”,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주지마, 다 잘라버려라”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자신의 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의사를 밝히고, 미국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진영 천하통일’ 등 발언을 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대해 홍 시장이 제명을 촉구한 데 불만을 가져 이같은 발언을 한 걸로 보인다.
전 목사는 또한 홍 시장에 대해 “당신도 광화문에 와서 연설했잖아”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그때 내가 광화문 집회에 간 것은 이재오 전 의원이 문재인 타도 집회이니 한번만 연설해 달라고 해서 간 것이지, 그 목회자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그 목회자를 보고 간 것은 아니다”라며 “그 자리에서도 목회자 입에서 욕설이 서슴없이 나오는 거 보고 참으로 나는 놀랐다”고 반박했다.
전 목사는 2017년 대선 때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홍 후보 낙선 뒤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가깝게 지내다, 최근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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