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소속된 사랑제일교회가 공공재개발을 추진중인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의 사우나 건물을 사들이려고 성북구청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민들은 교회의 건물 매입 시도가 ‘알박기’를 위한 작업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사랑제일교회 쪽은 지난 16일 장위8구역 내 한 사우나 건물과 주차장 등에 대해 성북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했다. 토지거래허가제는 공공 재개발 사업 등으로 부동산 과열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2년 실거주 목적이 확인되는 경우에 한해 관할지역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이 거래를 허가해주는 시스템이다.
지역주민들은 사랑제일교회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재개발 사업을 늦춰 보상금을 최대한 올려받으려는 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앞서 장위10구역 조합은 교회의 버티기 때문에 재개발 착공이 계속 미뤄지자 지난해 9월 500억원의 보상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주민들은 교회 쪽이 8구역에서도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장위8구역 재개발준비위는 토지거래 불허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성북구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250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한다.
재개발준비위는 탄원서에서 “장위8구역은 재개발사업 예정지로 수년 안에 이주·철거가 시행될 예정인데도 교회 쪽이 건물을 사들이려는 건 막대한 보상비를 요구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허가할 경우)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민들의 분담금도 추가로 상승시켜 공공의 이익을 심각히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는 “현재 장위10구역 재개발에 협조하기 위해 임시처소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장위동에 거주하는 본 교회 교인들이 많기 때문에 현 위치에서 멀지 않고 대중교통 접근과 주차가 용이하며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장소를 찾은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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