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9일 밤 이태원 참사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가운데(아침 9시30분 기준), 온라인에서는 지인의 연락을 받은 사람과, 지인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안도와 우려가 섞였다. 핼러윈 축제를 간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에 나와 가족과 따로 사는 사람들은 주변인들의 걱정 섞인 연락을 받아야했다고 증언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D_27)는 “새벽에 집 도착해서 휴대전화를 못 봤는데 애인에게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여동생에게서는 부재중이 5통이나 찍혀 있었다”라고 했다. 한 중학생(@***1412)은 교사에게서 온 안전 확인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혹시 어제 이태원 압사 사고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있는지 안전을 확인하고자 하니 피해가 없는 학생들은 카톡에 체크 표시를 해주길 바란다”고 돼 있었다. 해당 메시지에는 학생 20명이 체크 표시를 눌렀다. 이 학생은 <한겨레>에 “반 학생 전체가 무사하다”고 전했다. 회사로부터 안전을 확인하는 연락을 받았다는 사람도 많았다. 한 직장인(@****1109)은 “팀원 두 명이 연락이 안 된다. 한 명은 핼러윈에 이태원 갈 거라고 했다. 일요일 아침이니 그냥 늦잠 자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30분 간격으로 전화하고 있다”고 썼다. 이후 그는 <한겨레>에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한숨 돌렸는데 학교 교사인 동생은 난리가 났다. 이번 사망자 중에 16살이 있다고 해서 인근 학교들이 다 뒤집어졌다고 한다”고 했다. 이태원에 간 가족이나 친구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호소하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사망자나 부상자 명단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어디냐’며 초조해했다. 해당 트윗에는 실종신고 접수처 번호(02-2199-8660)가 달리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1412)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 본인 제공
서울에 사는 한 사용자(@****a143)는 “새벽에 할아버지 메시지가 와있어 봤더니 이태원 사고 때문이었다. 가족이랑 따로 사는 서울 거주자는 (가족에게) 연락을 드리자”고 적했다.
연락이 끊겼던 가족·지인과 뒤늦게 연락이 닿은 사람들은 안도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XHulphvnKyL2yvd)는 “동생이 이태원에 놀러 간 뒤 연락이 끊겼다. 상상할 수 없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동생은 이태원 인파가 너무 많아 홍대로 갔다고 한다. 동생은 무사히 귀가했지만 불안함 때문인지 동생의 방문을 계속해서 여닫고 있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tory)도 “새벽 1시까지 이태원 간 동생한테 답장 안 와서 걱정되고 속상했는데 다행히 연락이 왔다. 인근에 있었는데 전화가 안 터졌었다고 한다. 모든 피해자분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또 다른 이용자(@****0222)는 “이태원에서 일했었던 친구가 걱정돼서 연락을 남겼다. 별일 없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a142)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 본인 제공
사고에 대해 개인을 탓하지 말자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yutoxia)는 “지금 숨진 분, 다친 분이 몇명인데 그 사람들보고 왜 이태원에 갔느냐고 말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 이태원 거주자(@****jang)는 “서울 한복판에서 사람 150명을 잃었다. 놀러 나가서 죽은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놀러 나갔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국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년 핼로윈 때 (사람이 많아) 가게도 못 들어가고 택시도 못 잡고 우리 집까지 걸어오는 친구들이 있었다. 근데 대통령 출퇴근에 용산 경찰인력 다 가 있는 와중에 왜 다친 사람들 탓을 하나? 경찰이고 시민이고 뭘 할 수 있다고. 이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0222)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 본인 제공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