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여성이 실종된 자녀를 찾지 못한 채 주저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실종자는 어떻게 찾나요?”
30일 새벽 3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같이 온 가족 한 명이 연락이 안 된다는 한 ㄱ씨가 압사 사고 긴급구조본부에 뛰어들어오며 다급하게 물었다. 소방대원은 “지금 여기서 실종자 확인은 못 합니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구조와 병원 이송이 막 시작된 터라 신원 확인이 거의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소방대원의 대답에 ㄱ씨는 “병원으로 가야 하나 어떡하지”라며 발만 동동 굴렀다.
성세현(22)씨는 이미 지난 29일 밤 9시에 집에 가려고 했지만,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이태원으로 돌아왔다. “친구 3명이랑 이태원에 왔는데 압사 사고가 난 삼거리에서 저녁 7시께 헤어졌다”며 “친구들을 찾으러 이태원에 돌아왔는데 수십번 전화했는데 아직도 연락이 안 된다.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는 이태원 압사 사고 실종자 가족·친구들. 장필수 기자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아예 많은 사상자가 이송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와 있는 친구와 가족들도 있었다. 24살 동갑내기 남성 친구 둘은 “저희도 명단을 받지 못해서 일단 가까운 병원으로 왔다. 또다른 친구는 다른 병원을 돌면서 실종된 친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순천향대병원 직원에게 “제 아들 어디 있어요”라고 소리쳤다. 그는 “오늘 나간다는 얘기만 듣고 지금 전화가 안 된다. 순천향병원에 (사상자들이) 많이 왔다고 하니까 확인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새벽 4시께 사망자들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 앞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경찰의 신원 확인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 기준 사망자 146명, 부상자 15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들은 서울의 17∼20개 병원에 나눠 옮겨졌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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