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5월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들이 신속·공정한 조사를 학교에 촉구했다. 숙대 교수들이 김 여사의 석사논문 조사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14일 숙명여대 교수협의회(교협)는 입장문을 내 “기대와는 달리 뚜렷한 사유 없이 대학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본조사 실시를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해 이제 교수협의회도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교협은 숙명여대 대학본부가 규정에 따라 본조사에 착수하고, 공정한 조사를 거쳐 표절 의혹에 대한 판정을 마무리할 것을 요청했다. 교협은 입장문을 대학본부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1999년 제출된 김 여사의 숙명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석사 논문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대해 숙대는 지난 2월 예비조사에 착수한 뒤 3월 본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교협은 대학본부가 스스로 만든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위원회)’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예비조사결과 승인 뒤 30일 이내에 본조사를 착수하고 △본조사는 판정을 포함해 조사 시작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완료해야 하는데,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협은 “혹자는 김건희 졸업생이 석사 논문을 쓴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연구윤리 기준이 명시되지 않아 표절 검증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시대를 불문하고 표절이 인간 양심과 윤리의 위배라는 통상적인 개념이 존재하는 한 시기를 이유로 표절 검증의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여사 논문 검증이 사회적 논란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교협은 “논문검증 결과에 대한 외부의 해석 역시 검증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없다”며 “학문적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하는 대학이 외부의 시선에 좌고우면한다면 대학 스스로 그 존재의 목적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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